미국 의류업체 랄프로렌이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다고 발표하자 시장이 반색하고 있다.
랄프로렌 창업자이자 세계적인 디자이너 랄프 로렌이 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스테판 라슨이 그 뒤를 잇는다고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랄프로렌은 CEO에서 물러나지만 회장직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는 유지하기로 했다. 전 세계에 프레피 스타일(미국 동부 명문 사립고 학생 패션)을 유행시켜 명성을 얻은 랄프 로렌은 매출 성장세가 둔화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등 위기가 고조되자 CEO를 내려놓기로 한 것이다. 랄프로렌의 주가는 올 들어 44%나 하락했다.
랄프 로렌이 구원투수로 선택한 라슨은 현재 갭의 올드네이비 글로벌 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그는 오는 11월에 랄프로렌 CEO에 오르고 이사회에도 합류할 예정이다.
라슨은 유럽의 대표 SPA브랜드 H&M에서 15년간 근무했으며 갭에서는 쇠퇴하던 ‘올드네이비’를 회생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트렌드를 조직적으로 분석한 뒤 다양한 직물을 개발하고 매장에서 이런 새 아이템을 시험하고 나서 좋은 평가를 받은 제품에 대해 마케팅과 생산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 지난 6개 분기 동안 올드네이비의 동일점포 매출은 갭과 바나나리퍼블릭을 웃돌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로렌은 이날 성명에서 “라슨은 매우 재능이 있으며 우리 회사를 세계적인 관점에서 새롭고 흥분되게 만들 것”이라며 “나와 라슨은 개인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랄프로렌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랄프로렌 주가는 이날 정규 거래에서는 0.79% 하락으로 마감했지만 CEO 교체 소식이 전해지자 시간외 거래에서는 최대 5.6%까지 급등했다.
랄프 로렌은 1960년대 말 미국 뉴욕 백화점 블루밍데일에서 넥타이를 파는 것을 시작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그는 1972년 가슴에 폴로 선수가 새겨진 폴로 셔츠로 전 세계적인 히트를 쳤다. 회사는 1997년 뉴욕증시에 상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