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유석 현직 부장판사 '개인주의자 선언' 출간

입력 2015-09-2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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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국의 개인주의자들이여, 싫은 건 싫다고 말하라. 그대들이 잃은 것은 무난한 사람이라는 평판이지만, 얻은 것은 자유와 행복이다. 똥개들이 짖어대도 기차는 간다.”

현직 법관으로는 드물게 각종 매체와 SNS에 글을 기고하며 법조계의 대표적인 논객으로 평가받는 문유석(46·사법연수원 26기)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일상의 수상록 ‘개인주의자 선언’을 출간했다.

‘개인주의자 선언’은 한국사회의 국가주의, 집단주의적 사회 문화를 신랄하게 파헤친 책이다.

문 부장판사는 이 책을 통해 가족주의 문화가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 수많은 개인이 ‘내가 너무 별난 걸까’라는 생각에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욕망을 제풀에 꺾어버리며 살아가는 것은 거꾸로 건강하지 못한 사회공동체를 만드는 원인이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개인이자 시민으로 서로 대화하고 연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진영논리로 점철된 정치, 과잉된 교육열과 경쟁, 공고한 학벌사회, 서열화된 행복의 기준 같은 고질적인 한국사회의 문제들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자세라는 것이다.

전작 ‘판사유감’을 통해 ‘과연 법은 정의로우며 모두 법 앞에서 평등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현직 판사로서 고민하고 법과 사람 그리고 정의에 대해 이야기했던 문 부장판사는 이번 책에서도 생활 속에서 보고 느끼고 생각한 바를 가감없이 솔직 담백하게 들려준다.

글을 읽다 보면 지위나 재산, 명예를 가진 이들이 차리기 쉬운 체면 또는 격식 따위와는 거리가 멀다.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으로서 한국사회의 현상과 속내를 파헤쳤다. 외관 중심의 수직적 집단주의 문화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21세기의 현실 속에서 실질 중시의 수평적 개인주의 사회를 지향하는 내용을 다룬다.

자신을 소년 시절부터 좋아하는 책을 잔뜩 쌓아놓고 홀로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개인주의자로 소개한 문 부장판사는 합리적 개인주의자들의 사회를 꿈꾼다. 개인주의는 이기주의나 고립주의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문 부장판사는 경복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을 26기로 수료한 뒤 서울중앙지법 판사와 서울행정법원 판사,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심의관, 광주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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