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아스 뮐러<사진> 포르셰 스포츠카 사업부문 대표가 디젤차에 대한 배기가스 조작 사태로 파문을 일으킨 독일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의 구원투수로 등판한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고, 폭스바겐이 회사의 배기가스 조작을 인정하고 사임한 마틴 빈터콘 CEO의 공백을 없애기 위해 서둘러 CEO를 선임했다고 전했다.
뮐러 CEO 내정자는 취임과 동시에 이번 배기가스 조작 사태 해결을 총지휘하게 된다. 뮐러 CEO 내정자의 최종 선임 결정은 25일 예정된 폭스바겐 감독이사회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올해로 62세인 뮐러 CEO 내정자는 지난 2010년 포르쉐 CEO로 취임한 후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2종을 성공적으로 출시하는 등 포르쉐의 급성장을 주도했다.
뮐러 CEO 내정자는 독일 작센 주에 위치한 공업도시 켐니츠에서 태어났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뮐러 CEO 내정자는 폭스바겐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또다른 글로벌 브랜드 ‘아우디’에서도 경험을 쌓았다. 빈터콘 전 CEO는 지난 2007년에 뮐러 CEO 내정자를 상품전략 총괄로 임명해 회사 브랜드 관리 업무를 맡기면서 신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이싱을 좋아하는 뮐러 CEO 내정자는 자신이 포르셰 CEO로 올라선 후 자동차 경주대회인 ‘르망 24’에 포르셰를 참가시키기도 했다. WSJ는 뮐러 CEO 내정자를 “흰색 스포츠 헤어스타일을 고수하는 뮐러는 폭스바겐그룹 내부에서 직원들에게 존경받는 인물로 꼽혀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뮐러 CEO 내정자는 폭스바겐그룹을 지배하는 포르셰 가문과 이사회 의장직에서 최근 퇴출당한 창업주 일가 페르난디트 피에히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번 뮐러의 CEO 선임에 대해 노조와 경영진은 물론 관리직도 받아들일 수 있는 충분한 타협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금융자문회사 에버코어ISI는 “역설적이게도 피에히가 퇴출당한 후 그의 측근이 폭스바겐그룹 CEO 자리에 올랐다”며 “그러나 피에히가 치른 비용이 너무 컸다”고 분석했다.
한편,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디젤 차량이 유럽에도 판매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태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알렉산더 도브린트 독일 교통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유럽에서 판매된 1.6ℓ, 2.0ℓ 엔진의 폭스바겐 디젤 차량도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돼 있다는 정보를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