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정부청사에서 1시간가량을 이동해 도착한 전주 국민연금공단 사옥.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 주민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듯 곳곳에 이전 환영의 플랜카드가 걸려 있었다.
전주 지역민들은 벌써부터 경제 활성화를 맞이한 모습이었다. 지난 6월 이전을 시작한 국민연금 임직원 600여명은 전주로 이전을 모두 마치고 업무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내년 말 기금운용본부까지 이곳으로 이전을 완료하면 1000여명이 직원이 전주에서 근무하게 된다.
국민연금공단은 이 지역으로 이전한 10개 공기업들 가운데 가장 넓다. 현재 국민연금공단을 비롯한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국립식량과학원, 국립축산과학원, 한국농수산대학 등 농업 관련 기관들이 이전해 있다.
전주시에 따르면 이전기관 직원 4693명의 이전에 따른 부가적인 총 유입인구는 4만3644명으로 추정된다. 공기업들이 전주 이전을 모두 마친 이후에 기대되는 운영단계의 생산유발 효과는 5400억원, 부가가치 효과는 4200억원, 고용유발 효과는 6500명 정도다.
국민연금 신사옥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10층으로 총면적은 3만3839㎡다. 이는 종전 서울 잠실에 위치했던 건물보다 더 큰 규모다. 에너지효율 1등급, 녹색건축물 우수등급 인증을 취득했다.
신사옥은 낮고 부드러운 지붕 선을 따라 전체적으로 둥근 원형으로 지어졌는데, 공단측은 국민의 미래를 품겠다는 ‘포용’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건물 외벽은 한옥에서 볼 수 있는 전통적 창살무늬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전통의 도시인 전주의 지역성을 반영했다. 사무공간 배치도 직원들의 요구를 반영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공단은 착공 전에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설문조사 등을 통해 건물내 마감재와 장식품, 사무공간 배치 등을 결정했다.
최광 이사장은 “국민연금공단 본부의 전주 이전은 공단의 지난 28년 역사에서 새로운 페이지를 여는 매우 뜻 깊고 특별한 일이다”며 “우리 국민이 자랑스러워하고,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국민연금공단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국민연금 신사옥 옆에는 기금운용본부가 이전하기 위한 부지의 터파기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당초 기금운용본부는 서울에 남을 예정이었으나 2013년 국민연금과 함께 전주 이전이 결정됐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기금운용본부 건물공사는 내년 9월께 완료될 예정으로 약 4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국민연금공단은 1988년 서울 중구 충무로 극동빌딩에서 업무를 시작해 1994년 송파구 잠실지역으로 이전한 지 22년 만에 지방 시대를 연 것이다.
원래 국민연금의 이전은 경남 진주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진주 이전으로 인해 전주로 예정지가 변경되면서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됐다.
최광 이사장은 이번 신사옥 이전을 계기로 국민연금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명품 종합복지서비스기관 △세계 최고의 기금운용기관으로 성장·발전 △우리나라 복지의 중추기관으로 자리매김과 동시에 통일 한국의 든든한 버팀목 △전라북도 혁신도시의 성공적인 동반자 등의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었다.
특히 전북 혁신도시에 이전한 가장 큰 공공기관으로서 지역인재 채용확대, 소외된 계층을 위한 사회공헌활동, 산학협력 등 지역사회와 상생 발전을 위해 벌써부터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연금공단은 전라북도와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신규직원 채용 시 지역에서 직원을 15% 이상 뽑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전북지역 6개 대학과 지역인재 육성·채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특히 국민연금공단은 이전 한 달 뒤인 지난 7월 전주 재래시장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공단에서 필요한 물품을 신중앙시장에서 최우선적으로 구입하기로 했다.
또 신중앙시장 장보기 배송서비스 활성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신중앙시장 경영진단, 시장홍보 전단지원, 메뉴개발 지원 등에 나설 계획이다.
전북혁신도시 이전기관들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명절 등 특정 기간을 이용해 장보기를 하거나 부서별 자매결연 체결 등을 실시했으나 기관 본부 차원에서 전통시장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필요물품을 전통시장에서 상시 구입키로 결정한 것은 국민연금공단이 처음이다.
최광 이사장은 이번 신사옥 이전을 계기로 국민연금이 명품 종합복지서비스 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12월부터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생애주기별 노후준비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최 이사장은 또 “이미 500조원 돌파한 기금이 2022년 1000조원, 2033년 2000조원 시대를 전북혁신도시에서 맞이하게 된다”며 “안정성을 기반으로 세계 최고의 기금운용기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