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선정될 면세점 사업자는 지난 7월 신규 사업자 선정의 패자부활전 성격을 띠고 있다. 당시 낙마했던 신세계나 현대백화점, 롯데, SK네트웍스, 이랜드 등이 재기를 노리는 절호의 기회로 삼을 전망이다. 하지만 롯데와 SK는 특허권이 종료되는 자신들의 사업권을 수성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고, 현대백화점과 이랜드는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해 사실상 재기전은 신세계 홀로 나선 것이나 마찬가지다.
신세계 실무진들은 21일에도 입찰 참가 여부를 놓고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다. 22일 오후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기로 했지만 진통 끝에 참가 쪽으로 무게가 실린 모습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22일 오후 면세점 입찰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이라며 “후보지는 강남과 강북, 혹은 두 곳 모두 제시할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세계가 오는 25일로 예정된 입찰 3일 전까지도 결정을 내리지 못한 이유는 간단하다. 특허권 획득 가능성이 신규 사업자 선정 때보다 높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이번에도 탈락했을 경우 면세점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웠던 그룹 이미지는 땅에 떨어진다.
신세계본점 본관을 통째로 내놓을 정도로 공을 들인 지난 입찰전과 비교해 나아진 것이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강남이나 강북 모두 롯데와의 일전을 치러야 하는데 경쟁력 우위를 섣불리 점치기 힘들어서다. 이 때문에 신세계는 가급적 조용한 경쟁을 원하는 모습이다. 신세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 여름 입찰전에서 자신감이 넘쳐 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최대한 조용히 입찰을 치룰 것으로 보인다”며 “탈락할 경우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특허가 만료되는 자신들의 부산 ‘신세계면세점’의 수성에도 신경써야 한다. 부산 면세점에 섣불리 공격에 나설 곳이 없겠지만 그래도 대비는 해야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면세점 입찰은 지난 신규사업자 선정 경쟁 패자들에겐 재기전 성격이기도 하지만, 탈락의 후폭풍도 계산해야 한다”며 “또 고배를 마실 경우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