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들의 골프장 이용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직원들은 을지훈련기간이나 부품 고장 등의 이유로 원전 가동이 중단됐을 때에도 원전 부지에 있는 골프장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이원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7일 한수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2014년 한울 1호기 등 원전이 발전문제로 가동이 정지된 기간에 총 494명의 직원이 골프장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수원은 직원 복지를 위해 앞서 2005년 5월 경북 울진군 한울원자력본부 부지에 37억원을 들여 축구장 20개 크기의 골프장을 조성한 바 있다.
원전별로 보면 한울 1호기가 지난해 6월 9일 운전 중에 원자로 제어봉이 낙하하면서 한 달 동안 전기를 생산하지 못했지만 233명이 골프장을 이용했다. 한울 1호기는 2012년 8월 23일에도 6일간 멈췄는데 당시 56명이 골프장을 찾았다.
한울 5호기가 제어카드 손상으로 9일간 운영을 중단한 지난해 1월 29일~2월 6일과 전국적으로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린 한여름인 2013년 7월 5~11일에도 각각 13명과 36명이 골프장을 이용했다.
2012년 10월 28~11월 2일 한울 2호기 중단 기간에 21명이, 지난해 5월 7~13일 한울 4호기가 멈췄을 때도 79명이 골프를 쳤다.
한수원 직원들은 국가비상사태 대처를 위한 비상대기업무 수행기간인 을지연습 기간에도 2012년 7명, 2013년 3명, 2014년 10명, 2015년 4명이 골프장을 찾았다.
이 의원은 “원전이 멈춘 비상시기에 대기는커녕 골프를 즐긴 직원들에 대해 징계조치하고 재발방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석 한수원 사장은 “2005년 울진 원전이 오지에 있다보니 오지근무자를 위해 6홀짜리 골프장을 조그맣게 만들었다”며 “앞으로는 그런 일(비상 근무 기간에 골프장을 이용하는)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