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담뱃값 2000원 인상 정책이 결국 ‘세수 확보’ 목적이었음이 드러났다.
담뱃값 인상을 추진 할 때는 예측소비량을 축소해 세수 증대폭을 과소 계상하더니, 내년도 예산안을 짜면서는 건강보험료 지원금을 없애기 위해 작심하고 소비량을 과다 계상했다는 비판일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관영 의원이 담배협회로부터 제출받아 14일 내놓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담배판매량은 올 6월부터 예년보다 17% 감소한 83% 수준을 회복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예상했던 ‘34% 감소’의 절반에 그친 셈이다.
김 의원은 또 조세재정연구원 자료를 인용해 “이런 예측 오류에는 가격탄력성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기재부의 가격탄력성 -0.425 기준은 과도하게 저평가된 것으로, 금년도 실제 담배판매량에 반영된 가격탄력성의 1.5배, 2016년도의 2.7배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기재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는 내년 담배 소비량(반출량 기준)을 올해보다 무려 6억갑 정도 많은 34억6000만갑으로 예측했다.
이와 관련해 새정치연합 김용익 의원은 “건강보험에 대해서 정부가 재정의 14%를 부담해주게 돼있는데, 그 중 8%는 일반예산이고 6%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이라며 “담배 소비량을 과다 계상하는 꼼수로써 자신들이 부담해야 할 일반예산에서의 부담금을 0원으로 줄인 것”이라고 했다. 담뱃세에는 국민건강증진기금 841원이 포함돼 있어 소비량이 늘면 건강증진기금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에 정부 부담금이 없어진다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금연정책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금연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10.9% 줄어든 1315억원을 배정해 금연사업이 크게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윤호중 의원은 “담뱃값 인상으로 금연 효과는 제대로 거두지 못한 채 정부 세수만 늘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