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영조와 사도세자의 비극을 그려낸 이준익 감독의 영화 '사도'의 송강호가 외적인 변화와 40년 세월의 심리변화까지 표현해내며 영조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영조는 조선시대 중흥기를 이끈 성군이지만 완벽주의적 성향 때문에 아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게 되는 아버지다. 송강호는 영조의 4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표현하기 위해 호흡, 목소리, 걸음걸이를 세밀하게 연구했다.
송강호는 70대 영조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한 여름 4시간에 걸친 특수분장을 소화했고, 영조만의 목소리를 표현하기 위한 발성연습과 한 줄의 대사를 위한 수 백 번의 리딩까지 노력을 기울였다.
이에 송강호는 “아들을 죽음으로 내몰 수 밖에 없었던 영조의 심리를 이해하고 싶었다. 영조는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실존인물이다. 경험하지 못한 연령대를 연기해야 했기에 연습이 필요했다. 70년의 세월 동안 그가 겪은 풍파가 목소리, 표정 하나에도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끊임없는 노력만이 영조의 내면을 표현할 수 있는 길이었다”고 말했다.
'사도'를 통해 송강호와 첫 호흡을 맞춘 이준익 감독은 “촬영 내내 송강호는 영조 그 자체로 살았다. 첫 촬영부터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영조만의 목소리를 준비해왔다. 하나의 대사를 수 십, 수 백 번 연습하는 모습에서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긴장감이 느껴졌다”고 극찬했다.
사도 역으로 송강호와 호흡을 맞춘 유아인은 “후배 배우로서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상대 배우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주변에 공기를 불어넣고, 수없이 연습을 거듭하는 모습에서 배우로서의 자세가 무엇인지 본받아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송강호가 재해석한 영조를 볼 수 있는 '사도'는 아버지에 의해 뒤주에 갇혀 8일 만에 죽음을 맞이한 사도세자의 사건을 가족사로 재조명한 작품으로 오는 1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