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9일 혁신안을 둘러싼 계파갈등이 극에 달하자 '재신임 투표'라는 카드를 내놓으면서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문 대표의 이번 조치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 가느냐에 따라 야권지형 전체가 변할 것으로 판단,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이날 오전 당무위에서 혁신안이 통과될 때만 해도 내홍 국면은 당초 예상대로 흘러가는 듯 했다.
그러나 문 대표가 당무위 의결 불과 1시간만에 갑작스레 회견을 열어 '재신임 카드'를 꺼내들자 기류가 급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비노 진영은 허를 찔렸다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제안에 대한 계파간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우선 친노·주류 진영에서는 과감한 결단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비노 진영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이번 제안이 '꼼수'에 불과하다면서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문 대표가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았다.
앞서 문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최근 당 안에서 공공연히 당을 흔들고 당을 깨려는 시도가 금도를 넘었다"며 비노진영을 겨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송호창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혁신안에 대해 이견을 말하면 해당행위라는 것이냐"며 "당에 대한 당원들의 걱정과 우려를 모두 기득권이라고 단정하는 태도"라고 공개 비판했다.
이어 "문 대표는 혁신위 활동이 총선승리 상황을 만든다고 착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탈당파'로 분류되는 박주선 의원은 트위터에 "문재인 살리기를 위한 '친노 총동원력'으로 계파전쟁의 비극이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비주류 의원 모임인 '민집모' 소속 의원들은 긴급 회동을 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향후 내홍 국면이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문 대표가 재신임을 얻는데 성공한다면 당내 리더십을 한층 강화하면서 다음 총선까지 강력한 '친정체제'를 구축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 대표 개인의 대권가도 역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만일 재신임을 얻지 못할 경우에는 현 지도부 체제가 붕괴하는 것은 물론, 새정치연합 역시 리더십 공백 상태에서 극심한 혼돈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 역시 대권주자로서 상처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