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은 인구수를 자랑하는 인도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브라질·러시아와 함께 ‘파머징 마켓(제약 신흥시장)’으로 꼽히고 있는 인도는 최근 5년간 10% 이상의 높은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오는 2019년까지 연평균 20%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아시아 최대 의약품 시장 중 하나인 인도 의약품 시장은 2013년 13조6837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연평균 성장률이 20%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오는 2020년에는 61조1875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2013년 78 달러였던 인도의 의약품 1인당 소비가 2017년 137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는 인도 국민들의 가처분소득이 올라가면서 건강에 관심이 많아졌고, 싼 가격에 약을 구할 수 있게 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인도 정부는 ‘Pharma Vision 2020’ 정책을 내세워 인도 의약품 시장이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게 힘쓰고 있다. 특히 원료의약품이나 ‘제약 용역 연구 및 제조 서비스(CRAMS)’는 이미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국내 줄기세포 및 원료의약품 개발업체인 파미셀은 지난 4일 인도 제약회사와 152만 달러 규모의 원료의약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파미셀은 빈디아 오가닉스에 에이즈(AIDS) 치료제 ‘아바카비어(Avacavir)’의 원료인 ‘빈스락탐(Vincelactam)’을 공급하게 된다.
인도는 아바카비어의 최대 생산국으로, 파미셀은 올초부터 빈디아 오가닉스와 함께 빈스락탐에 대한 품질인증 작업을 해왔다. 인도의 빈스락탐 연간 총 수요 규모는 약 1200톤 정도로 추정되는데, 공급이 부족한 상태여서 공급단가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녹십자엠에스는 올 상반기에 인도의 국영 헬스케어 기업인 ‘HLL Lifecare’와 혈액백 공장 건설 및 진단 의료기기 사업에 대한 업무제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HLL Lifecare가 추진 중인 혈액백 공장 건립과 체외 진단기기 제품 개발에 협력키로 했다. 녹십자엠에스는 기술 수출과 반제품 수출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인도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이는 인도 보건 당국이 의료 관련 제품의 자국 내 생산을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인도와 같은 신흥국 시장은 인구증가·급속한 경제성장·만성질환 급증 등으로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다”며 “의약품 산업 제조기반이 튼튼한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업체와 합작투자 내지는 기술협력 등의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