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도… 고가 수입차 여전히 '불티'

수입차 5000만원 이하 판매 비중 갈수록 하락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고가 수입차 판매는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5000만원 이하 차량 판매 비중은 2010년 49.2%에서 2012년 47.3%로 내려앉더니 2014년에는 44.4%, 올해 7월까지는 42.9%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수입차에서 고가 비중이 여전히 40%를 웃도는 현상은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수입차는 비싸도 잘 팔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1∼8월 수입차 누적 판매 대수는 총 15만8739대로 전년 동기 12만8817대 보다 23.2% 늘었다. 지난달 브랜드별 등록 대수는 메르세데스-벤츠 3662대, BMW 3642대, 폭스바겐 3145대, 아우디 2796대 등 순이었다.

지난달 많이 팔린 모델은 아우디 A6 35 TDI(795대) 등으로 6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경기 침체 속에도 불구하고 고가 수입차가 많이 팔리다 보니 이를 보는 시각이 곱지않은게 현실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이 최근 고가의 수입차를 사업자들이 업무용으로 산 뒤 사적으로 유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주장했다.

과거 모 대기업 오너가 법인 이름으로 8억원이 넘는 고가 스포츠카를 리스 구매한 뒤 자녀의 통학용으로 사용해 문제가 된 바 있다.

특히 차량 가격이 비쌀수록 세제혜택 금액이 많다는 점을 악용해 일부 개인사업자와 법인들은 억대의 고가 수입 브랜드를 업무용 차량으로 구입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평균 구매 단가가 4억원에 달하는 롤스로이스와 2억5000만원인 벤틀리, 1억8000만원인 포르쉐 등의 사업자 구매비중은 70%를 훨씬 넘었다.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최근 배기량 대신 차 값을 기준으로 자동차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현행 배기량 기준으로 자동차 세금을 내게 되면 국산차 대신 값비싼 외제차 소유자만 유리하기 때문.

BMW 520d(1995cc)는 현대차 쏘나타(1999cc) 보다 가격이 3배 정도 비싸지만 배기량이 비슷해 자동차세는 모두 40만원 정도를 낸다.

수입차 관계자는 "차량 구입은 어디까지나 소비자의 자유로 가격으로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닌데 최근 수입차에 대한 불리한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가 수입차가 국내 시장에서 잘 팔리는 것과 달리 지난 7월 수입차 평균 단가는 49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