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밤-복면가왕’, ‘무한도전-영동고속도로가요제’, Mnet ‘쇼미더머니4’ 등은 방송의 파급력과 맞물리면서 음원도 인기다.
지난 8월 22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유재석, 박명수, 하하, 정준하, 정형돈, 황광희 등 기존 멤버들과 지드래곤&태양, 아이유, 자이언티, 박진영, 윤상, 혁오 등 폭넓은 인기와 지지를 얻고 있는 스타들이 참여해 가요제를 꾸몄다.
시청자들은 두 달여간 동안 방송된 ‘무한도전-영동고속도로가요제’의 제작 전 과정을 눈으로 확인했다. 독특한 개성이 담겨 있는 팀 이름 탄생부터 자신만의 음악스타일을 추구하기 위해 논의하고 대립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가요제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공연을 앞두고 이틀 전부터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무한도전-영동고속도로가요제’의 관심은 대단했다. ‘무한도전’은 기존 방송분보다 5-6% 시청률이 상승한면서 ‘무한도전-영동고속도로가요제’에 관한 대중의 관심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이들이 부른 노래는 음원 차트를 휩쓸었다. 이유갓지않은이유의 ‘레옹’, 황태지의 ‘맙소사’, 오대천황의 ‘멋진 헛간’, 댄싱게놈의 ‘I’m So Sexy’, 상주나의 ‘My Life’ 등은 공개 열흘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음원 차트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다.
‘복면가왕’에 나온 노래들도 인기다. ‘복면가왕’은 연예인들이 복면을 쓰고 나와 노래 실력을 뽐내는 특이한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은 목소리와 제스쳐만 보고 누군지 판단해야 한다. 대중은 이미 익숙한 노래에 친근한 반응을 보인다. 여기에 새로운 편곡으로 원곡의 느낌과 다르게 표현했고, ‘복면가왕’에 나올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을 설명하면 ‘감동’이 된다.
‘복면가왕’은 연예인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활동 무대가 좁아지고 나이 때문에 뒷전으로 밀려난 가수, 3~4년 활동하고 있지만 인기가 없어서 만년 신인인 가수, 아이돌 멤버지만 자신의 파트가 평균 15초 밖에 안 돼, 존재감을 알릴 수 없었던 가수들에게는 기회였다. 심사위원들이 복면을 쓴 사람이 누군지를 맞추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방송 이후 ‘복면가왕’을 통해 공개된 음원들은 주요 음원차트 10위권에 올라와 있다.
실력 있는 래퍼들을 발굴하고 이들을 대중에게 알리는 등용문인 ‘쇼미더머니4’도 인기가 높다. 타블로, 지누션, 버벌진트, San E, 지코, 팔로알토, 박재범, 로꼬 등 기존의 메이저 뮤지션이 신예 힙합퍼와 만나서 이뤄내는 음악은 신선했다. 그러나 과열 경쟁으로 인해 종종 불협화음도 일으켰고, 욕설, 비속어, 은어 등을 사용하면서 서로 ‘디스’했다. 매회 논란이 됐고, 승자를 번복하는 판정 실수가 나와 방송의 공신력을 떨어뜨린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송민호의 여성 비하 발언, 블랙넛의 일베 논란 등이 어우러지면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그렇지만 매회 화제를 남기며 발표된 음원들은 차트 순위 상위권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방송에서 선공개한 음원들이 차트를 점령하고 있는 것은 방송의 힘이 크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방증하고 있다. 특히 이들 음악들은 여러 스타들이 참여한 콜라보레이션 음원이기 때문에 음악 완성도와 선호도가 높다.
한편으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방송계 한 관계자는 “기존 가수들은 설 자리가 그만큼 줄어든다. 활동 시기를 변경하는 가수들이 나올 정도다. 방송의 힘 때문에 기존 가수들의 음원이 저평가되는 현상이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