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했던가. 요즘 한국 여자 프로골퍼들의 활약은 이 극단적인 표현을 절묘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한국선수들의 우승은 배상문(29)의 프라이스닷컴뿐인 데 반해 LPGA투어 한국 선수들의 승수는 11승이다. 박인비(27ㆍKB금융그룹)는 역대 6번째이자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전인지(21ㆍ하이트진로)는 한ㆍ미ㆍ일 3국 메이저 대회를 전부 우승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들의 메인 스폰서인 KB금융그룹과 하이트진로는 연이은 승전보에 웃음꽃이 질 날이 없었다. 박인비는 시즌 4승(메이저 대회 2승)을 달성하며 세계랭킹 1위를 꿰찼다. 다승, 상금순위(224만3103달러ㆍ약 26억5000만원), RACE TO THE CME GLOBE(3726포인트), 평균타수(69.425타)도 1위다.
하이트진로는 전인지의 원맨쇼 덕에 국내외 투어에서 축포가 이어졌다. 전인지는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4승, LPGA 투어 1승을 올리며 박인비와 함께 가장 핫한 플레이어로 주목받았다. 특히 전인지는 5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에 이어 7월 US여자오픈에서 우승, 한ㆍ미ㆍ일 3국 메이저 대회를 전부 우승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현재 KLPGA 투어 다승, 대상(365포인트), 상금순위(7억5830만원), 평균타수(70.55타)에서 1위에 올라 있다.
롯데는 김효주(20)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올 시즌 LPGA 투어에 정식 데뷔한 김효주는 LPGA 투어 1승, KLPGA 투어 2승을 차지했고, 하민송(19)이 KLPGA 투어에서 1승을 더해 총 4승을 합작했다. 롯데는 이들 외에도 김지현(24), 김현수(23) 등 총 7명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다.
가장 실속 있는 기업은 주방 가구 전문 넵스였다. 넵스로부터 메인 스폰서 후원을 받고 있는 선수는 단 두 명뿐이다. 고진영(20)과 박성현(22)이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들은 무려 4승을 합작하며 투어 판도를 흔들었다. 고진영은 시즌 초반 3승을 쓸어담았고, 박성현은 메이저 대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김지희(21), 김혜윤(26), 이정민, 장하나(이상 23), 정재은(26) 등 5명의 선수와 계약한 비씨카드도 4승을 챙겼다. 시즌 초반 ‘빅3’로 손꼽혔던 이정민은 KLPGA 투어 3승을 달성했고, LPGA 투어에 데뷔한 장하나는 국내 무대에서 1승을 보탰다.
SK텔레콤은 최나연(28) 혼자 2승(LPGA)을 챙겼고, 하나금융그룹은 호주동포 이민지(19)와 유소연(25)이 미국과 국내 무대에서 각각 1승씩을 거뒀다. 미래에셋은 김세영(22)의 거짓말 같은 플레이로 2승을 달성했다. 이외에도 교촌F&B(이정은), 요진건설(김보경), 하이원리조트(조윤지ㆍ이상 KLPGA), 볼빅(최운정ㆍLPGA)은 1승씩 나눠가졌다.
반면 아직까지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기업도 많다. 박결(19), 이미림(25), 이승현(24), 정혜진(28)과 계약한 NH투자증권과 신지은(23), 윤채영(28), 이민영(23) 등으로 구성된 한화는 남은 대회에서 1승이 절실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