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스턴 처칠이 “우리 미래에 대한 가장 확실한 투자는 어린이들에게 우유를 마시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서구권에서 우유와 치즈와 같은 유제품은 최고의 건강식으로 인식되어 왔다. 우유는 우리나라 현대화 과정에서도 국민 건강 유지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50~60년대에는 학교 우유 급식이 나오면 컵에 들은 우유를 숟가락으로 떠먹을 만큼 우유가 귀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는 1인당 우유소비량이 쌀 소비량을 넘어설 만큼 주식으로 자리 잡았고, 소비자들의 우유에 대한 관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 들어 ‘하루에 우유를 3잔 마시면 위험하다’, ‘우유를 마시면 살이 찐다’, ‘우유에는 항생제가 들어 있다’는 등의 근거 없는 소문들이 온라인 상에서 떠돌아 다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이야기들은 모두 허위 정보로 소비자들은 우유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26일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서는 우유에 관한 다양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한 코너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해당 방송에서는 우유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다루며 그 동안 몰랐던 우유 관련 지식들을 전달했다.
방송 내 코너에서 가장 먼저 소개된 오해는 ‘우유를 많이 마시면 뼈가 오히려 약해진다’라는 내용이었다. 이 주장은 약산성인 우유의 단백질이 몸 안으로 들어가서 뼈 안에 있는 칼슘이 피를 통해 콩팥을 거쳐 소변을 배출되기 때문에 골다공증을 유발한다는 것.
하지만 우리 몸은 항상 균형을 이루려는 성질을 갖고 있어 칼슘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의 균형을 늘 맞추고 있으며, 단순 음식 섭취로는 뼈 골밀도에 영향을 주기가 굉장히 어렵다. 또한 칼슘은 제한된 식품에만 들어 있어 특정 식품들을 먹지 않으면 칼슘 부족을 겪을 수 밖에 없고, 뼈 건강을 위해서는 식품의 칼슘 흡수율도 중요한데 우유는 칼슘이 많은 식품으로 익히 알려진 건새우, 멸치 등의 칼슘 흡수율보다 높은 32%의 칼슘 흡수율을 자랑한다.
두 번째로 소개된 내용은 ‘우유의 유지방이 고지혈증과 비만을 일으킨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유 200ml 한 컵에는 25mg의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는데 이는 계란 노른자에 들어 있는 250mg의 콜레스테롤 양과 비교했을 때 10배나 낮은 수치다. 2014년 미국 FDA에서는 하루 2개 정도의 계란을 섭취하는 것은 콜레스테롤과 관련하여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밝힌 바 있으며, 오히려 우리나라 국민의 고지혈증과 비만은 탄수화물 과다 섭취 때문인 경우가 많다. 동맥경화나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우유가 고지혈증과 비만을 일으킨다는 것은 근거가 전혀 없는 소문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소개된 잘못된 지식은 ‘우유를 많이 마시면 암에 걸린다’는 내용이었다. 우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유전자 조작 젖소의 우유에는 성장촉진제가 들어 있고, 이 우유를 마시게 되면 IGF라는 물질이 암세포를 자극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IGF가 암세포를 자극하거나 증가시킨다고 증명된 연구결과도 없으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유에 암을 유발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는 지적도 과장된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홍구 건국대 교수는 “우유 속에 세포 성장에 도움을 주는 IGF-1 성분이 들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극히 미량인데다 IGF-1이 반드시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한다고 볼 수 있는 연구 결과 또한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더불어 국내 유통되는 우유는 젖소를 사육하는 과정부터 최종 유통까지 7단계 이르는 깐깐한 품질관리를 거치는 데다 성장호르몬 및 항생물질 등이 검출되면 자동 차단되는 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우유 속에 IGF가 들어 있어 암에 걸릴 수 있다는 말은 지극히 비현실적인 이야기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우유는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 받고 있으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철저한 관리 하에 생산, 유통된다”며 “국산 우유에는 KMILK라는 인증 마크가 붙어 있으니 우유 구입 시 유심히 살펴보는 소비자 자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