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불안과 미국 달러 강세 등으로 국제유가가 1년 전의 반 토막이 난 가운데 주요 유가전망기관들이 8월 내놓은 예상치가 한 달 새 15% 이상 하향 조정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100달러 안팎이었으나 지난 2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38.2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2월(39.96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세계 2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둔 달러 강세, 이란 핵 협상 타결, 미국의 셰일 혁명 등이 국제유가 급락의 배경이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유가전망기관들이 최근 국제유가 전망치를 8월 들어 속속 낮추고 있는데, 인하 폭이 올해 들어 가장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옥스퍼스경제연구소(OEF),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 등 주요 유가전망기관들은 올 하반기 국제유가 전망치를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50.9~55.0달러로 예상, 지난 7월에 발표한 수치보다 16.1~18.2%나 낮췄다. 또 내년의 국제유가 전망치도 59.2~60.4달러로 7월에 내놓은 수치보다 7.8~13.8% 하향 조정했다.
조인우 한은 국제종합팀 조사역은 “유가전망기관 3곳이 매달 내놓는 예상치가 올해 들어 거의 조정되지 않았는데, 이달에는 16~18%나 내렸다”며 “이란 핵협상 타결, 석유수출국기구(OPEC) 원유생산량 확대, 세계 원유재고 증가세 등을 반영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제유가 ‘바닥론’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긴급회의를 개최, 감산을 논의할 수 있다는 소식에 WTI 가격은 27일에는 3.96달러(10.3%)나 뛴 배럴당 42.56달러에 마감했다.
유가전망기관 3곳의 유가 전망치 평균치를 분기별로 보면 올 4분기 이후 원유수요가 점차 늘면서 상승할 것으로 점쳐졌다.
한편 EIA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성장세 둔화, 저유가에 따른 비OPEC 국가의 원유생산량 변화 등의 위험요인으로 인해 향후 유가 경로의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됐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