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이후 자본시장에서 치열한 논의를 거쳐 경험적으로 정립된 이론 가운데 하나가 ‘자산배분(Asset Allcation)’이다.
투자 수익의 원천은 종목선택이나 매매 타이밍 보다 주식과 채권 등에 대한 자산배분이라는 게 이 이론의 핵심이다. 자산배분이론은 출발부터 연기금과 같은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 논의였고, 상대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자산배분은 고민이 깊지 못했다. 최근에는 고령화의 진척으로 자산 축적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자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자산배분 논의도 부쩍 활발해 지는 추세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최근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자산 로케이션(Asset Location)’이란 개념이 등장했다. 자산배분 하기 전에 먼저 자산을 위치시킬 곳을 찾으라는 것이다.
위치시킬 대상은 바로 세제혜택이 주어지는 ‘계좌(Account)’를 말한다. 절세 혜택이 있는 계좌에 다양한 상품에 자산배분해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라는 게 자산 로케이션의 개념이다. 지금까지 자산 로케이션이 가능한 상품은 '연금저축계좌'와 '변액연금'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최근 2∼3년 내에 이뤄진 일이다.
여기에 더해 앞으로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이용해 자산 로케이션을 할 수 있게 된다. ISA는 연간 2000만 원 한도 모두 1억 원까지 개별 상품이 아닌 포트폴리오 형태로 투자가 가능하다. 게다가 기존 상품과 달리 개별 상품에 과세하는 것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전체 수익에 대해 과세하므로 투자자 입장에선 더욱 조세 효율적인 측면이 있다.
아쉬운 점은 총 수익 가운데 200만 원만 비과세 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200만 원이 넘는 수익에 대해서는 9.9%로 분리과세되므로 다른 상품 보다는 조세 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ISA는 하나의 포트폴리오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초저금리 상황에서는 예ㆍ적금 상품은 절세효과가 크지 않으므로 투자 상품 위주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매매 차익에 대해 비과세가 되므로 해외펀드나 ELS와 같은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 배당주 펀드처럼 편입 주식에서 발생한 배당에서 세금을 내야 하는 국내 주식형 펀드는 절세와 분산투자 차원에서 ISA계좌로 활용할 만하다.
또한 대부분의 절세 상품이 그러하듯이 ISA도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의무 가입 기간이 5년으로 중간에 인출하면 절세혜택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ISA는 연금저축계좌와 더불어 자산 로케이션을 위한 훌륭한 도구이다. I
SA와 같은 절세 계좌를 통해 단일 상품이 아닌 포트폴리오 형태로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를 줄이면서 장기적으로 자산의 수익성을 높이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