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이 이틀째 진행되는 가운데 양측 수석대표인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서로 닮은꼴로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안보실장과 황 총정치국장은 모두 한국전쟁 발발 1년 전인 1949년생으로 동갑이다. 김 안보실장은 그해 8월 27일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다.
황 총정치국장의 출생지와 생일은 명확하지 않지만 역시 전북 고창군 성내면 출신일 가능성이 거론된 바 있다.
그가 한국전쟁전 월북한 뒤 간첩으로 남파됐다가 체포돼 1985년 대전형무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비전향 장기수 황필구씨의 아들이란 설이 제기된 것이다.
황필구씨의 친인척 일부는 교도소에 수감된 황씨로부터 "북한에 장남 병순과 장녀 희숙, 막내 병서 등 3남매를 두고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다만 성내면 선산에 있는 황씨의 묘비에는 황병서란 이름은 적혀있지 않고 호적에도 관련 기록이 없다.
황 총정치국장이 정전협정 이후에도 남한에서 활동하다 1956년 북한으로 넘어가려다 사살된 빨치산 황재길씨의 아들이란 설도 있다. 황재길씨의 고향 등은 알려진 바가 없다.
각각 공식, 비공식적으로 남북한의 군 서열 1위에 해당한다는 점도 두 사람의 공통점이다.
국가안보실장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겸하는 국가안보의 컨트롤타워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김 안보실장을 전격 발탁해 청와대 외교·안보·국방 관련 정책을 총괄하게 했다.
2005년 하반기부터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각종 시찰에 동행하면서 주목을 받은 황 총정치국장은 김정은 정권 출범후 북한군을 이끄는 군부 서열 1위로 급부상했다.
그는 북한 매체가 호명하는 군 서열에서도 맨 앞에 나서고 있다.
황 총정치국장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생모 고영희가 생전에 그를 후계자로 내세우기 위한 작업을 은밀히 추진할 때 앞장을 서는 등 김 제1위원장과 누구보다 가까운 인물로 알려졌다.
김 안보실장과 황 총정치국장의 만남은 지난해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이 처음이었다.
당시 두 사람은 인천 시내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담을 가졌고, 폐막식 참석에 이어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를 면담할 때는 귀엣말을 나눌 정도로 친근감을 보였다.
22일 남북 고위급 접촉을 시작할 당시에도 김 안보실장과 황 총정치국장은 엄중한 상황임에도 미소를 지으며 서로 악수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