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사진> 한솔제지 대표는 20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한솔제지는 계열사들에 대한 투자기능을 인적분할로 한솔홀딩스에 떼어 넘기고 제지사업에만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지난 수개월간 전략 수립을 진행해왔다"며 "글로벌 제지기업 대비 연평균 2배 이상의 성장을 통해 향후 4~5년 이내 매출, 수익면에서 글로벌 선도기업 수준에 버금가는 제지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각 산업 분야의 1위 기업들이 대부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것에 비해, 제지업계는 국내 1위 한솔제지 조차도 아직 글로벌 기준 40위권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바꿔말하면, 그만큼 성장 여력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으로 이번에 수립한 성장 전략 역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확실한 의지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한솔제지는 기존 인쇄용지, 산업용지, 특수지로 구성됐던 사업 중에서 특수지 분야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술집약형 특수소재인 하이테크 종이소재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하이테크 종이소재는 주로 인쇄나 포장 등에 사용되는 일반 종이와 달리, IT나 화학 등 다른 산업분야 소재로 활용될 수 있는 고기능성 종이를 뜻한다. 이 중에서도 한솔제지는 전기 절연용지와 잉크젯 열전사지, 패키징 후가공 관련 특수지, 특수 감열지, 부직포 벽지 등에 전략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현재 3000억원 수준의 특수지 매출을 오는 2020년엔 1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장기 계획도 세웠다.
이 대표는 “그동안 특수지 분야에서의 성공경험을 토대로 하이테크 종이소재 시장 진출을 위해 이미 선진 제지업체 벤치마킹과 시장 검토를 마쳤다”며 “필요하다면 관련 기업 M&A, 연관기업과의 합작투자 등 다양한 방식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확대도 추진한다. 한솔제지는 이미 2013년 유럽 감열지 가공업체 1위인 덴마크의 샤데스(Schades)를, 2014년 네덜란드 라벨 가공업체 1위 텔롤(Telrol)을 인수하며, 유럽시장 진출 교두보를 확보했다. 한솔제지는 향후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해 테스코나 까르푸 같은 최종 소비자를 상대로 직접 판매에 나서 유통단계를 단순화시킨다는 전략이다. 또한 중국시장에서도 택배라벨 등 고부가가치 특수소재를 중심으로 수출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이 대표는 특히 삼성전자의 예를 들면서,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IM사업, 반도체 사업, 가전사업 등을 축으로 시장 변화에 유기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글로벌 IT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한솔제지는 인쇄, 산업용지 등 기존 사업 강화에도 나선다. 이의 일환으로 현재 60만톤 규모인 백판지 생산을 2020년까지 7만톤 증대해 현재 국내 2위 업체와의 격차를 2배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전략을 통해, 현재 인쇄용지 40%, 산업용지 35%, 특수지 25% 매출 비중이 인쇄용지 30%, 산업용지 40%, 특수지 30%의 구조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이렇게 되면 기존 영업이익의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던 특수지의 영업이익은 50%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