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매각전선에 이상기류

입력 2015-08-2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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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대우증권 동시에 매물로 나와 흥행성공 미지수

현대증권의 대주주 적격 심사가 늦어지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던 대우증권 매각에 갑작스러운 시동이 걸렸다. 이는 시장에 2개의 대형 증권사 매물이 동시에 나오면 흥행에 실패할 수 있다는 KDB산업은행의 기존 입장에서 선회한 결정이다.

하지만 대우증권이 새 주인을 찾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증권 매각 변수가 아직 남아 있고,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금호산업 매각 역시 맞물려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우리은행 민영화 실패 이슈와 내년 총선 이벤트 등으로 매각 모멘텀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산업은행은 24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이사회를 열고 ‘금융자회사의 매각 추진 계획’을 안건으로 부의해 논의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이사회에서 산업은행은 대우증권 및 KDB자산운용과 KDB캐피탈의 매각 여부를 결정하고, 매각 방안 등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대우증권 매각 드라이브는 소위 장이 섰을 때 팔려는 금융당국과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매각 적기를 놓쳤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과 홍 회장은 대우증권의 연내 매각을 줄곧 주장해 왔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이날 이사회 결의를 거쳐 9월 말∼10월 초 매각 공고를 낼 전망이다.

하지만 현대증권의 매각이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서 대우증권의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이 대형 증권사 매각을 한꺼번에 진행할 물리적 여력이 없고 시장도 대형 매물 2개를 소화하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산업은행이 연초에 “현대증권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대우증권 매각이 불가능하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더군다나 산업은행은 현재 주채권은행으로 ‘대형 매물’ 금호산업의 매각도 진행하고 있으며, 해당 작업 외에도 굵직한 기업의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내년 총선 이벤트 역시 난제로 작용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년에 임기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총선을 앞두고 대우증권 매각에 힘을 실어 줄 여력이 부족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인수적격자가 정해지지 않는다면 대우증권 매각은 동력을 잃고 불발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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