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에서 수억원짜리 외제차로 고의 추돌사고를 내 물의를 일으킨 부부가 세무조사까지 받게 될 전망이다.
세무당국은 최근 박모(37)씨와 이모(28·여)씨 부부의 납세 관련 정보 확보에 나선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부인 이씨는 지난 6월23일 오전 4시께 서울 강남구 역삼역 사거리에서 만취상태로 벤틀리 차량을 몰아 남편 박씨가 운전하던 페라리를 뒤에서 들이받았다.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던 이씨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홧김에 사고를 냈다는 사실이 경찰 조사로 드러났다.
남편 박씨는 처음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이 중고차 매매상이라고 진술했지만 이후 직업이 없다고 말을 뒤집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두 차량의 실소유주인 남편 박씨는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빌라에서 월세 700만원을 내며 살고 있지만, 차량 명의자는 지인인 중고차 매매업자 장씨로 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무당국은 이들 부부가 확실한 직업도 없는 상태에서 거액의 수입차를 타고 다닌 점, 차량 소유관계에 대한 진술을 번복한 점 등으로 미뤄 타인 명의를 이용한 탈세가 벌어졌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경우 재산세를 적게 내거나, 사업에 실패했을 경우 압류 등을 피하려고 자동차를 타인 명으로 등록해뒀을 여지가 있다.
세무당국은 박씨 부부 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 강남경찰서에 관련 자료를 달라고 협조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무당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바로 세무조사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탈세 가능성이 있는 정황이 드러난 데 대한 정보수집 차원"이라고 자료 요청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