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홍 감독은 어떻게 이런 제목을 붙인 것일까.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말은 지금은 옳지만 과거는 그르다, 지금은 바르지만 과거는 잘못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맞는 것은 바른 것, 옳은 것이다.
이 제목은 중국 동진(東晋)의 시인 도연명(陶淵明·365~427)의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연상시킨다. “돌아가야지/전원이 황폐해지려 하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으랴/지금까지는 마음이 육신의 노예였으니/어찌 홀로 슬퍼하여 서러워만 할 것인가/이미 지난 일 후회해도 소용없음을 깨달아/앞으로 바른 길을 좇아가야지/길을 잃고 헤맸으나 멀어진 건 아니니/지금이 옳고 지난날이 잘못이었음을 이제야 깨달았네(하략)”[歸去來兮 田園將蕪胡不歸 旣自以心爲形役 奚惆悵而獨悲 悟已往之不諫 知來者之可追 實迷塗其未遠 覺今是而昨非]
도연명은 팽택(彭澤)현의 현령이었으나 ‘쌀 다섯 말에 허리를 굽히기’[五斗米折腰] 싫다며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귀거래사를 썼다. 이 시에서 작비금시(昨非今是)라는 말이 나왔다. 금시작비(今是昨非)라고도 쓴다. 전에는 나쁘던 게 오늘은 좋다는 풀이도 있지만 잘못된 해석이다. 지난 잘못을 돌이켜 오늘의 삶을 가다듬는 게 중요하다.
50세를 가리키는 지비(知非)도 이 시에서 나온 말이다. 자신의 거처 이름을 작비암(昨非庵)이라고 한 사람도 있고, 작비서상(昨非書庠)이라는 서예교실도 있다. 庠은 원래 500가구 정도 되는 마을에 설치된 학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