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벤처캐피탈 자금이 아시아로 몰리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KPMG인터내셔널과 미국 데이터정보업체 CB인사이트가 발간한 ‘2015년 2분기 벤처 펄스(Venture Pulse Q2’15)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벤처캐피탈의 투자 열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지역의 성장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분기 아시아지역에 투자된 벤처캐피탈 자금은 100억달러로 매년 45%씩 증가했다.
설립 후 안정화된 후기 단계 (Late stage) 기업에 투자된 평균거래액은 약 1.9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동 기간 유럽 대비 약 270% 높은 수준이다. 거래량과 자금량에 있어서도 유럽을 앞섰다. 지난 다섯 분기 동안 335억 달러가 아시아에 투자된 반면, 유럽은 130억 달러에 그쳤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에서는 대규모 벤처투자가 많았다. 지난 2분기에 진행된 6건의 투자액은 42억 달러로 올해 아시아지역 전체 투자액의 25%를 차지했다. 이 중 건당 최고 펀딩규모는 한국의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으로 10억 달러가 투자됐다. 중국의 온라인 보험 기업인 중안보험(9.3억 달러)과 음식점 리뷰 웹사이트인 다이안핑(8.5억 달러)이 그 뒤를 이었다.
아시아지역의 벤처캐피탈 성장세가 두드러졌으나, 여전히 북미지역이 글로벌 벤처캐피탈 시장을 주도했다. 북미지역에는 올 상반기에만 375억 달러가 투자됐으며, 지난해 대비 25% 증가했다. 북미지역에서도 대규모 벤처투자의 건수가 증가했다. 6건의 메가딜이 전체 펀딩규모의 20%를 차지했고, 올해 1억 달러 이상의 자금지원을 받는 기업들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유럽의 벤처캐피탈 시장 역시 지난해 전체 투자액의 60%에 달하는 66억 달러의 투자로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그러나 유럽의 거래 점유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올 2분기 신생기업 (Early Stage)에 대한 투자 규모는 320만 달러를 기록해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유럽의 벤처캐피탈 시장은 후기 단계 기업 투자에 집중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전 세계적으로 기업투자자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기업투자는 지난 4분기 전체 거래량의 25%를 차지했다. 올 2분기 아시아 기업투자자의 거래량은 32%에 달했으며, 북미와 유럽은 각각 23%와 22%를 기록했다.
삼정KPMG 펀드자문 전문가 김이동 상무는 “2011년 497억 달러였던 글로벌 벤처투자 규모가 2014년 883억 달러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한국 벤처캐피탈들도 2013년 기준 46.8%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2014년말 현재 2조 3336억원에 달하는 운용자산을 확보했다”며, “페녹스(FENOX), 디이브이(DEV)와 같은 글로벌 벤처캐피탈들도 한국 내 투자활동을 개시하는 등 국내 벤처산업의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2015년 2분기 벤처 펄스(Venture Pulse Q2’15) 보고서는 벤처캐피탈 투자 현황에 대해 글로벌 지역적 측면에서 파악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KPMG 데니스 포트넘 엔터프라이즈부문 대표는 “KPMG는 앞으로도 벤처캐피탈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 소스를 갖고 있는 CB인사이트와의 협력을 통해 전 세계 벤처캐피탈 투자에 대한 종합적인 시각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