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그리스 3차 구제금융 승인, 1차 분할금 260억 유로…IMF는 유보

ESM 3년간 860억 유로 지원…라가르드 IMF 총재 “상당한 채무경감 이후 자금지원 결정”

▲14일(현지시간) 그리스 구제금융 합의안 승인 결정 회의를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이는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 (사진=AP/뉴시스)

그리스가 3년 동안 860억 유로(약 112조3000억원)의 구제금융 지원을 받게 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이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 회의에서 그리스와 국제채권단이 마련한 3차 구제금융인‘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 프로그램’ 합의안을 승인했다.

3차 구제금융 양해각서(MOU)는 독일과 네덜란드 등 일부 유로존 국가 의회의 승인을 거쳐 오는 19일 최종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3차 구제금융의 첫 분할금은 260억 유로로 이 중 시중은행의 자본 확충을 위한 100억 유로는 즉시 지원돼 자본통제 조치가 단계적으로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말부터 그리스는 예금 대형인출(뱅크런)에 따른 채무불이행(디폴트)이 우려돼 예금 인출을 주당 420유로 한도로 제했다. 또 국외 송금을 금지하는 등의 자본통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국제채권단의 부채 상환금인 160억 유로는 단계적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먼저 유럽중앙은행(ECB)에 34억 유로를 갚아야 하는 오는 20일까지 130억 유로를 제공한다. 이후 남은 30억 유로는 올해 가을 1차례 이상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

ESM 프로그램 860억 유로 중 250억 유로는 은행의 자본확충에 사용하기로 했다. 유로그룹은 은행 채권자가 손실을 분담하는 유로그룹은 채무구제방식인 ‘베일-인(bail-in)’은 선순위채권자에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키프로스 구제금융 당시에 적용한 예금주도 손실을 부담하는 헤어컷은 배제하기로 했다. 또 부실채권 처리기관인 배드뱅크(부실자산ㆍ채권만 구입해 별도로 관리,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구조조정 전문기관) 설립 등의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지난 11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ECB, ESM,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 구성된 국제채권단과 그리스가 마련한 실무 합의안을 유로그룹은 승인했으나, IMF는 자금지원을 유보했다.

이날 회의에 영상통화로 참여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IMF가 자금 지원을 결정하려면 그리스 정부부채의 상당한 채무 경감(debt relief)이 필요하다”며 성명을 통해 강조했다. 그는 “그리스 부채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은 아직도 확고하고, 그리스는 혼자서 부채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줄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IMF)는 그리스, EU 파트너와 향후 수개월 동안 긴밀히 협력해 이사회에 추가 자금 지원을 요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예룬 데이셜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IMF가 참여를 긍정적으로 예상한다며 10월경 ESM 프로그램 이행 1차 실시를 거쳐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등의 채무경감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지난달 13일 유로존 정상회의 합의문에서 밝힌 원금을 탕감하는 ‘명목 헤어컷’을 시행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