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스토리눈’ 342회, 조선의 소녀들… ‘전쟁’은 끝났지만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입력 2015-08-1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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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스토리눈(사진=MBC리얼스토리눈 홈페이지)

돈을 많이 버는 곳에 취직시켜 준다는 말에 속고, 부모가 돈을 받고 본인을 팔아넘기고, 그냥 손 붙잡혀 끌려가고.…다들 떠나오게 된 사연은 달랐다. 하지만 이제 어디로, 무얼 하러 가는지 아무도 몰랐던 건 똑같았다.

트럭 뒤쪽에 앉아 한참을 달린 뒤 도착한 곳은 군부대. 한 번도 보지 못한 나무와 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 모든 것이 낯설었던 소녀들은 그제야 겁이 났다. 총 7개국, 20만여 명 이상 위안부 피해자를 만들어낸 일본의 2차 세계대전. 꽃 같았던 소녀들은 그렇게 먼 타국으로 끌려가 일본군의 성노예가 되었다.

대부분 10대 소녀들이었다. 그 중엔 11살 아이도 있었다. 한창 즐겁게만 살기도 모자랄 나이, 소녀들은 많게는 하루 수십 명의 군인을 상대해야 했다. 말을 듣지 않거나 반항하면 죽임을 당했다. 아프거나 임신을 해도 죽임을 당했다. 살기 위해선 그저 견뎌야 했다.

그렇게 버틴 세월이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 년. 드디어 전쟁이 끝났다. 해방이 됐지만, 끌려오기 전 행복했던 때로 돌아갈 순 없었다. 더럽혀졌다는 생각에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어쩌다가 고국으로 돌아간 이들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색안경이 두려워 거의 평생 동안 ‘위안부’ 피해 사실을 숨긴 채 살아야 했다.

광복 후 46년 만에 故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했다. 대부분 칠순을 넘긴 나이, 뒤늦게나마 용기를 낸 할머니들이 잇따라 피해 신고를 시작했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할머니는 238명.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중국, 대만, 필리핀 등 7개국에서 위안부 피해 사실들이 증명되면서, 마무리 된 줄 알았던 일본의 전범 행위가 속속들이 드러난 것이다.또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일본의 진정성 있는 공식 사과와 적절한 보상을 위해 싸우기 시작한 ‘위안부’ 할머니들.

결국 지난 2007년, 미국 하원에서 세 번의 시도 끝에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성과까지 거두었다. 그것을 해낸 건 한국정부도, 일본 정부도 아니었다. 바로 상처의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이었다.

일본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부 정치인들은 ‘위안부 강제 동원 증거 없다, 민간이 벌인 일이다’라며 발뺌하는 상황. 게다가 적절한 보상은 한일협정 때 이미 해결된 것이라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는데. 도대체 일본이 위안부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에 등록된 238명의 ‘위안부’ 할머니들 중, 이제 역사의 증인은 단 47명만이 남았다. 게다가 남은 생존자들의 평균 연령은 89세. 시간이 얼마 없다. 광복 70년, 이제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진정으로 해방시켜 줄 때다.

13일 밤 9시 30분 MBC ‘리얼스토리눈’에서 아직 끝나지 않은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 방송된다.

리얼스토리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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