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업계가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삼성중공업도 임원 수를 대폭 줄일 전망이다.
13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이 회사는 임원의 수를 20%에서 최대 30% 가량 감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중공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에는 수년째 상담과 고문역을 역임하는 임원들이 있다”며 “이 회사는 권고사직을 통해 고문, 자문역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임원을 크게 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이 구조조정을 단행하면 임원 수는 6년 만에 두 자릿수가 될 전망이다. 이 회사의 임원은 2009년 말 96명에서 2010년 말 116명으로 늘었다. 이후 2013년 말 121명까지 증가했다. 그러다 건설부문이 구조조정되면서 올해 1분기 말 기준 111명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이 임원 뿐 아니라 차ㆍ부장급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규모 부실 여파로 삼성중공업 역시 다른 업체가 했던 구조조정 수순을 밟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인력 감축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최근 부장급 1300여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지난해부터 단행된 중공업계의 대규모 인력 조정은 업황 불황과 기술력 부재가 겹친 탓으로 재계는 평가하고 있다.
2000년대 중후반 조선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각 회사들은 인력을 늘렸다. 이들은 해양플랜트 부문에도 적극 진출하면서 관련 사업을 확대했다. 그러나 최근 조선업 불황이 장기간 이어질 뿐 아니라 원천 기술 부재로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 된서리를 맞으면서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갈 수 밖에 없게 됐다.
올해 중공업계에서 2000~3000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전망도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초 과장급 이상 사무직과 여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해 1500여명을 내보냈다. 이 회사는 작년에는 임원 30%를 줄였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임원과 평직원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면 모두 1000명 가량의 직원이 회사를 그만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