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의 저가공세와 업황부진, 경기침체 등으로 맥을 못추던 철강업계가 주요 매출처인 조선업종의 실적 악화로 인한 동반 부실 우려까지 겹치며 최악의 시련기를 보내고 있다. 이에 철강주들 역시 맥을 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근 중국 철강가격이 모처럼 반등에 성공하며 '반짝'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는 있지만 막상 올 하반기에도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이에 전문가들은 철강업종이 추세적인 상승세를 보이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필요하다며 기업별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철강금속지수는 올해 초부터 지난 7일까지 12.7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주요 철강업체들의 개별 주가 하락률을 살펴보면 포스코가 29.58% 하락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현대제철도 13.39% 하락했다. 세아제강(-15.11%)과 동국제강(-0.68%)의 주가 역시 내림세를 보였다.
그런데 최근 중국 내수 철강가격이 2주 연속 반등하면서 철강주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정부 주도의 공급조절 이뤄지면서 7월 중순 2041위안/톤까지 하락했던 중국 열연유통가격이 지난 7일 2126위안/톤(YoY -36.7%)으로 상승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철강가격에 상승으로 국내 철강주들 역시 오름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철강 가격 반등은 단기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국내 철강업체들의 경우 중국 철강 가격이라는 이슈 외에도 국내 전방산업(자동차, 조선)의 부진이라는 악재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강태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중국 철강산업은 공급과잉, 전방 수요 부진 등이 여전하며 자동차생산량 증가세 역시 둔화되고 있어 부진한 영업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철강 가격 반등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 철강업황의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다”며 “철강재 유통재고는 일시적 인 생산중단 조치와 계절적 수요기를 앞두고 비교적 빠르게 소화되고 있지만, 장기적인 철강재 가격은 결국 수급에 달려 있어 중국내 철강 유통가격 반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철강업종에 대한 종목별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철강업종이 하반기 수급 변화를 기대하긴 다소 이르다는 점에서 단기 실적모멘텀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각 기업의 이슈에 따른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스코 등 대형주들의 경우 불확실성 해소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며 “세아제강 등 강관업체들에 대한 투자는 유정관 관세 재심 및 송유관 관세 본판정이 완료되는 9월 이후 그 결과를 토대로 판단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