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거론된 세키가하라 전투는 1600년 10월21일 일본 아즈치 모모야마 시대에 일어난 유명한 전투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이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사실상 확고부동한 패자의 자리에 올라 에도 막부를 세우는 발판을 다지게 됐다. 특히 이 전투를 끝으로 일본의 센고쿠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고할 수 있다.
전투의 본질은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후 동군과 서군의 다툼으로, 일본 전국의 다이묘가 두 세력으로 나뉘어 싸운 결과 동군 측이 승리했다.
대규모 전투였음에도 불구하고 단 하루 만에 승패가 결정돼 군사적으론 큰 의미가 없지만 전투로 이어지는 과정과 전후 처리 과정과 연관된 정치적 의미가 매우 큰 것이었다.
특히 신동빈 회장 측근이 세키가하라 전투와 상황을 빗대 표현한 것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친·인척을 중심으로 끌어모을 수 있는 모든 세력을 규합하는 '반 신동빈 동맹'을 구축하는 모습이 세키가하라 전투의 서군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세키가하라 전투에 참가한 병력은 당초 동군이 8만2000명, 서군이 10만4000명이었다. 하지만 2만2000명의 서군이 자신들의 이익을 찾아 배반하고 동군에 가담하면서 결국 동군의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이처럼 이익 만을 좇은 서군의 약한 결속력이 신동빈 회장 측은 '반 신동빈 체제'에도 똑같이 적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늘날 일본에서는 '세키가하라'라고 하면 일종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합 사건 등을 가리키는 관용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3일 오후 귀국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롯데그룹 측은 "신동빈 회장이 경영권 분란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연 신동빈 회장이 사과와 함께 입장을 밝히면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뒤집을 반격의 카드를 내밀지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