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30일 입학정원 규제 탓에 수도권 대학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훈 KDI 연구위원은 30일 발표한 '수도권 정원 규제와 대학 간 경쟁' 보고서에서 전국 132개 4년제 대학의 2011∼2013년 취업률ㆍ재학생 1인당 교원 수ㆍ입학생 수능점수 백분위 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수도권 대학의 평균 취업률은 56.2%로 지방대(59.3%)보다 3.1%포인트 낮았다.
수도권 대학 취업률은 대학의 노력이 아니라 학생의 능력에 따라 달라지고 있었다.
수도권 대학의 전임교원 강의 전담 비율은 지방대보다 11%포인트나 낮았다. 지방대가 수도권 대학보다 교육성과를 높이려고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수도권 대학의 교육 서비스 질 저하를 정원 규제에서 찾았다.
수도권 인구가 증가해 수도권 대학으로 학생들이 몰렸는데도 계속해서 정원은 묶여 있었다. 대학들이 노력하지 않아도 학생을 충원하는 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취업률 등 교육 성과를 높이려는 유인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지방대는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교육 성과가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대학들이 서로 경쟁해 더 많은 학생을 유치할 수 있다면 교육 서비스의 질을 높일 유인이 있으며, 교육 성과도 이런 노력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대학의 정원은 정부가 정책 수단으로 통제하기보다는 대학에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수도권 대학의 총 정원을 유지하거나 축소한 상태에서 수도권 대학끼리의 정원 자율화를 제안했다. 수도권에선 수도권 대학끼리, 지방에선 지방대끼리 경쟁을 하라는 것이다.
그는 "지방 거점대를 중심으로 한 지방대 통합이나 수도권 대학의 지방 이전 촉진도 고려해야 한다"며 "경쟁력 없는 대학은 퇴출당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