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급락의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에 대한 신뢰감 저하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7일 8.48% 급락한 3725.56에 마감했다. 전장에서 3% 정도 하락한 후 동 수준을 유지했으나, 장 막판 투매성 매물이 확대되면서 지수 급락을 유도하며 올 들어 최대 하락세를 시현했다.
김정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상해증시 급락 역시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정책에 대한 불신과 불확실성이 투매를 유도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과도한 증시부양과 시장개입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주말 국제통화기금(IMF)이 이의 철회를 요구한 것이 트리거가 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강력한 시장개입은 단기적으로는 지수 부양이 가능하나 그동안 당국이 추진해온 금융선진화 및 자유화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사안이다. 대내로는 정부의 개입 없이는 증시상승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불신감이 형성됐으며 대외로는 중국정부와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특히 ‘관제시장 (管制市場)’에 대한 외국인들의 불만이 확대됐다”며 “상장기업이 스스로의 판단으로 매매를 정지할 수 있는 구조를 통해 상장기업의 절반이 거래정지에 이른 바, 중국시장 상장기업을 근간으로 하는 펀드의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정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당분간 중국증시의 변동성은 확대될 전망이다. 단기 급등락 과정에서 중국 증시의 시스템 리스크가 그대로 부각됐고 증시의 질적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3500~4200pt 사이의 반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현재 중국 당국은 부양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신뢰는 잃었으나 중국 정부의 시장 장악력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부양기조를 보이고 있을 때의 최저점은 3509pt로 단기적으로 이 수준을 하회할 가능성이 있으나 정부의 시장장악력이 유지된다면 3500pt 아래에서는 저평가 국면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인 측면에서 중국증시의 우상향은 유효하다”면서 “다만 금융선진화 모멘텀을 통해 중국증시가 지속적인 우상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소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증시는 최근 일련의 사태로 MSCI 중국지수에 대한 편입이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MSCI는 중국 A주의 개방화 노력을 높게 평가하면서 조건부로 MSCI 지수 편입을 승인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주가 급락 사태로 중국 정부가 도입한 강력한 시장대책은 중국 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이질성을 부각시켰다”며 “시장신뢰를 회복하기까지는 상당기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에 따라 MSCI 중국A주 편입 역시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