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3초 안에 답을 대시오. 아빠가 43세이고 아들이 13세라면 아들을 낳았을 때 아빠의 나이는?
(3)123,456,789+123,456,789-123,456,789÷123,456,789x123,456,789=?
1번 문제는 수학이 아니라 무슨 수수께끼 같다. 몇 달 전에는 정답을 알았는데 지금은 생각나지 않는다. 2번 문제의 답은 30세 아닌가? 이렇게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를 왜 냈지? 무슨 함정인가? 3번 문제는 123,456,789라는 답을 알았지만, 생각해 보니 ‘수학의 오묘함’을 알려주는 문제가 아니라 숫자 장난이었다.
최근에 읽은 이런 ‘문제’나 글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어떤 고등학생 녀석의 글이다. “이번 수학 시험 문제는 근래 보기 드물게 참 좋았다. 그래서 훼손하지 않기 위해 그대로 두고 나왔다.”
이 말에 공감하는 것은 내가 수학 때문에 망한 녀석이기 때문이다. 나는 수학의 신비나 쓸모를 알 만한 실력을 갖춘 일도 없고, 앞으로 그럴 의사도 없다. 수학(수학문제)과 관계없이 사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런데 나와 비슷한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들이 정말 많은 모양이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교육과정 개정을 앞두고 5월 7~21일 전국 초·중·고교생, 수학교사 등 9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로 드러난 현실이다.
22일 발표된 결과를 보면 “수학이 너무 어려워 공부를 포기했다”는 비율이 초등생 36.5%, 중학생 46.2%, 고교생 59.7%였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포자가 늘어나는 것이다. 반대로 수학이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과목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초등학생 84.6%, 중학생은 52.9%, 고교생은 34.5%로 뚝뚝 떨어지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라는 이 단체는 줄여서 ‘사걱세’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스스로 약칭을 만든 건지 기자들이 줄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참 대단한 이름이다. 이들의 주장 중 대학 신입생 선발에서 수학 성적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데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수학이 다냐?
수학이 어려운 건 사실이다. 언젠가 초등학교 수학 문제를 풀어보다가 나는 머리에 쥐가 나는 줄 알았다. 요즘 아이들이 정말 안쓰러웠다. 아이들이 수학에 흥미를 잃지 않게 하려고 ‘이야기 수학’을 도입하고 학습 방법도 개선한다고 했지만 그야말로 별무신통인 것 같다. “수학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아우성과 외침이 점점 커져가는 것 같다.
수학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알리기 위해 이번엔 진짜 수학 문제 하나를 인용한다.
“벌의 5분의 1은 능소화로 날아가고 3분의 1은 장미꽃으로 날아갔다. 그들 차이의 3배가 되는 벌은 나팔꽃으로 날아갔다. 나머지 벌 한 마리는 여기저기 오가다가 허공에서 헤매고 있다(아마 이 마지막 한 마리 벌은 수포자인가 보다). 그러면 벌의 숫자는 모두 합쳐서 몇 마리??”
이게 문제로 성립하는지, 답이 몇 마리인지 나는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