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대우증권을 필두로 증권사들의 M&A가 봇물을 이루면서 증권업계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자기자본 2위 규모인 대우증권을 비롯 LIG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까지 올 하반기 공개 매각 일정이 잇달아 확정되면서 증권사들의 지각 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매각 일정이 확정된 곳은 대우증권, LIG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이베스트증권이다.
KB금융지주는 KB손해보험(옛 LIG손보)의 100% 자회사인 LIG투자증권을 오는 9월 공개 매각을 목표로 현재 매각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이를 위해 최근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주요 증권사들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인수합병(M&A)업계 고위 관계자는 “KB금융지주가 LIG투자증권 지분(82.35%) 매각 가격을 1200억원에서 1500억원 규모로 기대하고 있다”며 “증권업 라이센스를 원하는 금융지주사들이나 핀테크 진출을 노리는 기업들이 관심을 보일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6월 새 대표를 맞이한 리딩투자증권도 최근 딜로이트안진을 매각 자문사로 선정하고 공개 매각 채비를 마친 상태다.
리딩투자증권은 지난 2013년부터 키스톤PE, 큐캐피탈, 동화홀딩스, 홍콩계 SC로위-유일PE컨소시엄 등 사모펀드(PEF)들을 대상으로 잇단 경영권 매각을 시도했다. 그러나 인수 조건이 맞지 않았거나 막판 금융당국의 대주주의 적격 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는 등 번번이 매각에 실패했다. 지난 해 말 중국계 룽밍철강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지난 4월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증권업계 M&A 최대 대어로 꼽히는 대우증권도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조속한 매각을 위해 부담요인으로 꼽혔던 KDB캐피탈을 따로 떼고, 대우증권과 KDB운용만 묶어 파는 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산업은행은 현대증권의 매각 일정이 마무리 되는대로 이르면 8월이나 9월에 매각공고를 낸다는 방침이다.
현재 대우증권의 주요 잠재 인수 후보군은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중국계 시틱그룹 등이 거론된다.
이 밖에 LS네트웍스와 사모펀드 G&A도 이베스트증권 매각 자문사로 최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하고 매각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대우증권을 인수하면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대형 증권사의 주인이 되는 만큼 금융권 진출에 관심이 많았던 기업들의 움직임이 관전 포인트”라며 “올 상반기 현대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을 시작으로 하반기에도 대우증권, LIG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매각이 가시화되면서 유례없는 증권업계 M&A 큰장이 서는 만큼 어떤 인수자들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지 관심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