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게임업계에서 ‘은둔형 게임왕’으로 통한다. 언론에 노출되는 것보다 회사의 경영에 관심이 더 크다. 2006년 사임한 후 2011년 게임업계에 복귀하며 주변 인맥의 도움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넷마블을 게임업계 선두기업으로 올려놓았다.
그런 방 의장에게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가장 중요한 인맥이다. 2월 엔씨소프트와 상호 지분투자를 중심으로 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뒤 ‘리니지2’의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프로젝트S’를 개발하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방 의장은 김 대표와 만남을 통해 친분을 쌓아가고 있다. 사업 방향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고 양사 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고민을 나누는 것이다. 방 의장은 지난 15일 넷마블의 글로벌 전략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김택진 대표와 종종 만나 의견을 교환하는 등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도 방준혁 의장과 가까운 사이다. 김 의장이 2011년 카카오톡 출시 초반 자금난에 빠졌을 때 방 의장은 주변 지인들과 그를 도우며 우호관계를 형성했다. 특히 2000년대 초반에는 넷마블과 한게임의 수장으로 각각 있으면서 게임포털 1위 자리를 두고 라이벌로 경쟁한 인연이 있다. 방 의장과 김 의장은 요즘도 비정기적으로 만나 소주잔을 기울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주 넥슨 의장과의 관계는 껄끄러운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 2011년 넷마블의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서든어택이 넥슨으로 넘어갈 당시 두 사람 사이에 적대적 관계가 형성됐다는 것이 소문의 근원이다. 하지만 방 의장은 이런 소문을 의식해서인지 틈이 날 때마다 김정주 의장과의 일화를 설명하며 불화설을 일축했다.
그는 “2011년 서든어택이 넥슨으로 넘어갈 당시 개발사인 게임하이 인수전까지 있었다”며 “게임하이가 넥슨에 인수돼 서든어택까지 바로 넘어갈 경우 넷마블이 문을 닫을 상황이었으나 김정주 의장과 직접 만나 서든어택 서비스 연장을 부탁하고 합의를 이끌어 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