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로 알려진 ‘알츠하이머’ 병을 앓다가 심장 마비로 세상을 떠난 이집트 출신 배우 오마 샤리프는 2013년까지 영화 관련 활동을 한 이집트의 ‘전설적 영화배우’로 평가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83세의 나이로 숨진 샤리프는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와 ‘닥터 지바고’로 1960년대의 우상으로 여겨졌던 스타 배우다. 아랍어로 ‘고귀한’ 뜻을 지난 샤리프의 이름처럼 그의 업적은 이집트 영화배우 가운데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1932년 레바논계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이집트 빅토리아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스포츠와 영화 그리고 연기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전 부인인 이집트 유명 여배우 파테 하마마와 결혼하고자 1955년 기독교에서 이슬람교로 개종해 한때 세계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1974년 하마마와 이혼한 샤리프는 외아들 타레크 엘샤리프를 두고 있다.
1953년 영화계에 처음 입문한 샤리프는 뛰어난 연기와 훤칠한 외모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집트 영화 20편에 출연하고 나서 1962년 첫 영어판 영화인 ‘아라비아 로렌스’의 주연을 맡으며 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1965년 명작 ‘닥터 지바고’로 통해 한국 팬들에게도 얼굴을 알렸다.
샤리프는 ‘아라비아의 로렌스’로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1962년ㆍ1963년ㆍ1965년 3차례 골든글러브상을 받았다.
우수한 연기력을 인정받던 그는 2003년 인터뷰에서 도박 빚을 갚고자 멍청하고 쓰레기 같은 영화에 다수 출연했다고 고백하는 한편, 미국 활동 중에는 대리 주차원을 폭행해 벌금을 낸 적도 있다.
한편, 그의 아들인 타레크는 3년 전부터 아버지의 치매를 의심했다. 지난 5월 그는 자신의 아버지인 샤리프가 자신의 병환을 인정하지 않아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추기 위한 운동을 거부하고 있다.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