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꾸는 농촌운동 ①환경친화 농촌 새바람] 흙냄새 폴폴 나게… 누구나 가보고 싶은 ‘삶의 공간’ 일군다

입력 2015-07-10 12:07 수정 2015-07-1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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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비닐 널브러져 있고 축사선 악취, 농촌의 정취 사라져… “깨끗한 농촌 만들자” 환경 정화 14만명 참여

도시에서만 자란 요즘 청소년들은 농촌하면 떠올리는 것이 ‘풀 내음’보다는 ‘축사 주변 악취’다. 경제발전과 소득상승, 가치관 변화에 따라 국민들의 환경과 경관에 대한 관심은 높아져가고 있지만 농촌의 풍경은 빠른 산업화의 물결에 밀려 과거의 포근한 정감을 상당히 상실했다. 농촌의 풍경이 세월의 흐름 속에 많이 달라진 것이다.

하지만 최근 깨끗한 농촌을 만들기 위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 모두의 마음의 고향이자 뿌리인 농촌을 되살리고, 도시인들이 가보고 싶고 머물고 싶은 안식처가 될 수 있도록 주민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들 수 있는 지름길인 ‘함께 가꾸는 농촌운동’에 도시와 농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민들로 인해 농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장기적으로 농촌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본지는 ‘함께 가꾸는 농촌운동’을 집중 조명하고, 깨끗한 농촌을 만들기 위한 발전적 해법을 4회에 걸쳐 모색해보기로 한다.

◇주민 참여가 원동력… 전국에서 14만명 참여 =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서 조사한 농촌의 공익적 가치에 대한 평가에서 우리 국민들은 ‘식량 안보’에 이어 ‘환경 보전’을 농촌의 중요한 가치로 꼽았다.

하지만 농촌의 환경은 영농폐기물과 유해 폐기물 노출 등으로 열악한 실정이다. 2013년 기준 농촌의 폐비닐 발생량은 33만톤이나, 수거량은 18만9000톤으로 수거율이 57.3%에 그쳤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정부 주도의 정책만으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지난 2013년부터 주민과 함께하는 환경개선 활동을 추진 중이다. 특히 올해 3월 경북 성주군에서 개최된 ‘클린(Clean) 성주 사업’ 발대식을 시작으로 ‘함께 가꾸는 농촌운동’이 침체된 농촌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141개 시군, 18개 농업관련 기관이 참여해 폐비닐·폐농약병 수거, 꽃·묘목 식재와 가로수 정비 등 환경정화 운동과 농촌 가꾸기 활동을 전개했다. 농촌지역의 이장과 농민단체 지도자 등 농촌 주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 지역 내 활동 역량이 높은 여성농업인 단체 등이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1단계는 축사 등의 악취를 줄이고 폐비닐과 농약 빈병 등 영농폐기물을 수거하는 ‘농촌 클린사업’이다. 2단계로는 꽃·묘목 식재, 담장과 하천변 정비 등 농촌 경관을 고려한 마을가꾸기 사업을 병행했다. 재원은 시·군별 역량강화 사업비를 활용했다.

그 결과 주민 스스로의 참여가 동력이 돼 5390개 마을의 13만7000명이 참여하는 실적을 거뒀다. 당초 3841개 마을 참여를 목표로 했지만, 계획 대비 139.6%로 초과 달성한 것이다. 시·군 담당자의 노력과 농협 등 농업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도 이 같은 성과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농식품부를 중심으로 한 기관별 전문성을 고려한 역할 분담 방안 마련과 유기적 협조를 통해 역량을 집중시킨 결과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월26일 경북 성주군에서 주민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함께 가꾸는 농촌운동’ 발대식을 가졌다. 발대식 이후 행사에서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성주군 연산마을에서 꽃 모종을 식재하고 있다. 사진제공 농식품부
◇아름답고 깨끗한 환경 통해 농가소득도 ‘쑥쑥’ = 깨끗하고 정돈된 유럽의 농촌 마을을 방문해 본 사람들은 누구나 다시 방문하고 싶어한다. 주민과 지역사회 주도의 환경 개선이 정착된 유럽처럼 우리 농촌도 아름답고 깨끗한 농촌 환경을 통해 관광 소득 확대를 이끌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경북 성주군의 경우 지난 2012년부터 ‘클린 성주 만들기’ 운동을 추진해 전국 최초로 ‘들녘 환경심사제’를 도입하는 등 환경 개선에 힘써 정착 단계에 이르렀다. 들녘 환경심사제는 농업 분야 보조 사업자 선정 시 들녘 환경 관리 실태를 점검해 폐비닐과 폐부직포를 방치하는 농가 등은 사업 대상에서 제외하는 제도다.

전북 진안군에서는 주민 주도로 쓰레기를 무단으로 안 태우고, 안 묻고, 안 버리는 ‘3 NO 운동’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쓰레기 유형별로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마을별 명예환경감시원도 위촉해 운영하고 있다.

충남 태안의 길우지마을도 좋은 사례다. 길우지마을은 낚시인들이 배출한 쓰레기로 더럽혀진 마을과 저수지를 주민이 먼저 나서서 청소해 마침내 낚시인들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냈다. 주민들은 장기간 토론 끝에 마을주민들이 먼저 깨끗한 환경을 만든다면 낚시인들도 쉽게 쓰레기를 버리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에 공감했고, 청년회와 노인회, 부녀회 중심으로 환경 개선 활동을 추진해 변화를 만들었다.

최근에는 주민이 먼저 나서서 마을을 청소하고 지역의 고유한 경관 자원을 가꿔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축제로까지 발전시킨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충북 옥천의 안터마을이 대표적이다. 마을을 청소하고 마을 고유의 환경자원인 금강수계나 반딧불이를 유지·보전하면서 결국 매년 7000~8000명이 찾는 ‘안터마을 반딧불이 축제’를 개최해 각광을 받았다.

안터마을은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공동 구매해 각 가정에 배부하고, 무단 배출을 방지하는 한편 남는 봉투는 버스 승강장 등에서 공동으로 활용하는 것을 추진했다.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유럽의 농촌은 내 주변 공간을 더욱 좋게 만들겠다는 주민들의 열정과 지역사회, 지자체 그리고 중앙정부의 지원이 수십년간 지속됐기에 가능했다”면서 “‘함께 가꾸는 농촌운동’이 주민들의 노력으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농식품부도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삶의 공간, 휴식의 공간인 농촌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원:농림축산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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