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올들어 국내 30대 그룹 지배구조 핵심계열사의 지분율을 대폭 높인 것으로 조사됐다.
9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민연금공단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30대 그룹 184개 상장계열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7일 기준 현재 국민연금 지분이 5% 이상인 기업은 93개사, 지분율은 평균 8.66%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30대 그룹 계열사의 지난 6월 말 기준 평균 지분율은 8.66%로 작년 말보다 0.25%포인트 상승했다. 30대 그룹 계열사 중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기업은 롯데푸드, 삼성물산, LG상사, 두산, 삼성전자, GS 등 6개사다. 1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도 롯데푸드, LG상사, 대림산업, 현대글로비스, 한진칼, 삼성물산 등 10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물산처럼 그룹 지배구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계열사 24개사의 지분율도 지난해 말보다 0.78%포인트 상승한 9.26%에 달해 10%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국내 대기업 그룹 계열사가 외국계 헤지펀드의 공격을 받을 경우 국민연금의 캐스팅보트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30대 그룹 상장 계열사 중 24개사(25.8%)는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로 분석됐다.
이들 24개사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지난 6월 말 현재 9.26%로 지난해 말에 비해 0.78%포인트나 급등했다. 국민연금이 30대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계열사 지분을 대폭 늘린 것이다.
지분율이 오른 곳은 최근 엘리엇과의 공방으로 이목이 집중되는 삼성물산을 비롯해 현대글로비스, 한진칼, 롯데푸드 등 15곳이다.
현대글로비스는 국민연금 지분율이 9.24%에서 12.57%로 3.33%포인트나 뛰었고 한진칼도 9.20%에서 12.41%로 3.21%포인트나 급등했다. 이어 롯데푸드가 2.68%포인트 뛴 13.49%, 롯데칠성음료는 1.93%포인트 상승한 13.08%였다.
이밖에 SK C&C(1.54%p), SK㈜(1.12%p), CJ㈜(1.02%p), ㈜한화(0.93%p), LG상사(0.83%p), KCC(0.82%p), 대한항공(0.80%p), ㈜두산(0.71%p), 대림산업(0.64%p), 삼성전자(0.42%p)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율이 6개월 새 높아졌다.
‘10%룰'이 완화되면서 국민연금이 10% 이상의 지분을 가진 30대 그룹 핵심 계열사도 6개월 새 6개에서 10개로 늘어났다.
10%룰은 국민연금 등 공적투자가가 단일 기업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경우 1주를 매매하더라도 5일 안에 공시해야 하는 제도로 2013년 8월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폐지됐다.
롯데푸드의 국민연금 지분율은 13.49%에 달했고, LG상사(13.38%), 롯데칠성음료(13.08%), 대림산업(2.58%), 현대글로비스(12.57%), 한진칼(12.41%), 삼성물산(11.88%), KCC(11.76%), 현대그린푸드(11.44%), 한화(10.23%) 등 10개사 지분율도 10%를 넘었다.
이밖에 효성(9.46%), 현대백화점(8.31%), GS(8.05%), 삼성전자(8.00%), 현대모비스(7.69%), CJ(7.44%), 두산(7.24%), 현대차(7.22%), SK(7.19%), SK C&C(6.89%), 대한항공(6.13%), LG(5.92%), 롯데쇼핑(5.26%) 순으로 국민연금 지분율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