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임시국회가 8일 시작됐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가뭄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한 여야 간 논의는 일시 중단됐다. 본회의에 재의된 국회법 개정안의 처리가 불발되면서 갈등이 커진 데다 야당이 추경안의 내용을 문제 삼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추경 논의를 위한 상임위가 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야당이 ‘자체 추경안’을 만들기로 하면서 기싸움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1조8000억원 규모의 추경안 가운데 쟁점은 1조7000억원의 지출예산이다. 정부는 도로와 철도 등 SOC사업이 조기에 완공되면 경기 활성화 효과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SOC사업을 ‘총선용 예산’으로 규정, 부적합한 예산은 대폭 삭감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한 5조6000억원의 세입예산도 논란거리다. 정부는 당초 예상보다 경기가 악화돼 세금이 덜 걷히고 있는 만큼 추경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수 부족으로 하반기에 예정된 지출을 못하면 경기 회복이 더 어려워진다는 논리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세금이 덜 걷힌 것은 추경으로 해결할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정부의 과도한 경제 전망으로 세수 부족이 발생한 만큼 법인세 인상과 같은 세입 확충 대책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이런 기조를 담아 이르면 이번 주 중 자체적으로 마련한 추경안을 내놓기로 했다. 새정치연합 정책위 관계자는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추경안은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내부 검토를 통해 우리 당이 자체적으로 만든 추경안을 갖고 같이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심사 기한도 엇갈린다. 새누리당은 7월 임시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20일 추경 편성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새정치연합은 “졸속처리는 안 된다”며 맞서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정부의 추경안과 ‘성완종 리스트’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을 연계할 경우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특검과 추경안을 연계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생각은 없다”면서도 “항상 국회 일정이라는 것이 동시에 진행된다. 모든 과제를 평면에 놓고 얘기할 것”이라고 연계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