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LG가 '애플워치'를 긴장해야 하는 이유

입력 2015-07-0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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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성 산업국 산업1팀 기자

애플워치가 국내에 출시된 지난달 26일. 이른 아침 장맛비 속에서도 애플워치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매장 앞에는 애플워치를 구매하려는 이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출시 3일 만에 주요 매장에서는 스포츠형을 제외하고 모두 품절을 기록했고, 2000만원대의 ‘애플워치 에디션’도 판매됐다. 애플의 가세로 국내에도 본격적인 스마트워치 전쟁이 시작됐다.

업계에서는 애플워치의 대항마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워치 모델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애플워치의 경쟁자는 삼성과 LG가 아니다. 애플워치는 아이폰과 연동돼 전화 수신, 모바일 메신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즉 아이폰이 없는 애플워치는 반쪽짜리 시계에 불과한 것이다. 안드로이드 폰을 사용하면서 애플워치를 온전히 활용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애플워치의 타깃은 아이폰 유저인 셈이다.

애플워치가 경쟁사에 위협으로 다가오는 점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6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애플은 작년 4분기(7450만대)와 올 1분기(6120만대)에 역대 최고 아이폰 판매량을 기록했다. 더불어 중국 판매량은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앞지르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iOS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애플워치를 구매할 잠재적 고객도 함께 많아졌다. 애플 생태계가 스마트워치로 뻗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 슬라이스 인텔리전스는 애플워치가 출시 후 두 달간 7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출시한 스마트워치 누적판매량이 200만대 수준으로 추산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과 LG가 스마트워치 시장을 점유하기 위해선 스마트폰 점유율 확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대목이다. 아이폰이 잘 팔릴수록 애플워치는 더 성장할 것이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및 타이젠 진영 간의 스마트워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결국 스마트워치 시장의 주도권은 스마트폰 점유율을 쥐고 있는 이에게 돌아갈 공산이 크다. 삼성과 LG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더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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