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자기 왜 이러나] 중국산ㆍ유럽산 샌드위치 공세… 설 곳 잃은 도자기 ‘맏형’

입력 2015-07-0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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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자기홈페이지)
국내 생활자기업계 1위 업체인 한국도자기가 72년 만에 처음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관련 업계에서도 파장이 일고 있다. 한국도자기가 저가 중국산 제품과 프리미엄 유럽산 제품의 샌드위치 공세 속에서 최근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면서 불황을 이겨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도자기는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 한 달간 충북 청주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한국도자기가 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한 것은 1943년 청주에 공장을 설립한 이후 72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도자기가 공장 가동을 멈춘 것은 내수시장 불황으로 경영 실적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생산할 수록 손실이 나는 구조여서 더 이상 공장 가동은 의미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10년 517억원이었던 한국도자기의 매출액은 매년 감소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384억원까지 줄었고,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35억원과 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생활자기업계 ‘맏형’인 한국도자기인만큼, 이번 공장 가동 중단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업계 1위 업체가 공장 가동을 중단할 만큼, 현재 국내 생활자기시장의 여건이 좋지 못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특히 최근 몇 년새 외산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면서 한국도자기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이 맥을 못추고 있고 이는 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영국, 스위스 등 유럽산 도자기 브랜드은 화려한 디자인과 색감, 명품 이미지를 내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중국에선 저가 제품으로 서민 시장을 노리고 있다. 외산 브랜드들의 샌드위치 공세에 한국도자기는 업계 1위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위에선 명품 이미지로, 아래에선 가격경쟁력으로 밀고 오니 어찌할 방도가 없던 것. 특히 한국도자기는 고급제품인 '본차이나'를 국산화하며 주가를 올렸던 터라 타격이 더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생활자기업계 관계자는 “몇 년간 국내 생활자기업계 자체가 불황이었던 만큼, 이번 공장 가동 중단이 크게 놀랍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이번 사례를 기점으로 국내 생활자기업체들의 변화가 더욱 활발히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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