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돌 맞은 코넥스] ‘될성부른 떡잎’에 기관자금 유입 성장촉진제 역할

입력 2015-06-3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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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이전 상장 늘자 기관투자자들도 주목… 협회·거래소 활성화 ‘올인’ 올 주식시장 신규 상장 목표 220개사

코넥스시장은 지난 2년 동안 코스닥 이전 상장을 위한 전초전 역할을 충직하게 해냈다. 무엇보다 올 들어 6∼7월 사이 코넥스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적 방안이 추진되면서 코넥스의 면모는 더욱 강건해질 전망이다. 코스닥의 발판이었던 기존 역할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30일 코넥스협회와 거래소 등에 따르면 코넥스시장 일반투자자의 최저 예탁금 규제가 이날부터 종전의 3억원에서 1억원으로 완화됐다. 앞서 지난 12일 코넥스 상장을 위한 기업의 상장외형 조건이 전면 폐지되면서 예고됐던 상장완화 정책 가운데 하나다. 나아가 지정자문인 제도가 확대되는 등 코넥스 진입을 위한 문턱도 더욱 낮아졌다.

오는 7월 6일에는 특례상장 제도가 처음으로 도입된다. 이어 27일에는 연간 납입 가능 금액 3000만원의 ‘코넥스 소액투자 전용계좌’도 도입될 예정이다. 올해 코넥스상장 50개를 목표로 내건 거래소 역시 코넥스 기업의 신규 및 이전 상장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코넥스 진출 완화의 배경에는 지난 2년 동안 일궈낸 주요 성과들이 존재한다. 코스닥 이전 상장이 활성화되면서 코넥스 진출 역시 당위성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개설 초기 코넥스시장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졌고 거래대금도 추락했다. 코스닥 상장을 위한 발판이라는 당초 취지도 무색해졌다.

그러나 본격적인 성장세는 출범 1년을 넘어서면서 시작됐다. 코스닥 출사표를 던진 코넥스 상장기업들이 속속 코스닥 등극에 성공하면서 시장의 관점도 변화를 맞기 시작했다.

지난 2013년 7월 개설 이후 성과를 살펴보면 초기 21개 상장법인은 만 2년 만에 81개사로 확대됐다. 개설일 기준 시가총액은 4689억원에 불과했지만 2년이 지난 2015년 6월말 기준 3조2600억원을 기록하며 7배의 성장을 일궈냈다. 하루 평균 7만1000주(약 4억4000만원) 수준이었던 거래량도 17만2000주(약 24억원)로 6.5배 확대됐다.

이처럼 시장의 관심이 커지면서 기관투자자의 거래도 활성화되고 있다. 당초 코넥스시장의 거래 규모 증가는 개인 거래에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시가총액 1000억원 전후의 코넥스 상장기업들이 증가했고, 코스닥 이전 상장 기업들이 견조한 주가 상승을 기록하면서 기관투자자 역시 관심을 갖게 됐다.

기관투자자는 코넥스시장이 개설된 2013년 7월 이후 6개월간 일평균 3억원 수준의 매수대금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4년 상반기 들어 일평균 7억원, 하반기 1억1000만원으로 매수대금이 급감했다가 최근 6개월(2015년 상반기) 일평균 2억9000만원으로 기관 매수대금이 다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하반기를 앞두고 기관의 활동은 더욱 커졌다. 지난 5월에는 일평균 7억원, 6월 들어 5억원 수준의 기관 자금이 유입됐다. 최근 2개월간 기관자금 유입이 눈에 띄게 늘어난 셈이다.

이 같은 기관투자자의 유입은 코넥스 종목의 코스닥 이전 상장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시작됐다. 현재 코넥스시장 시가총액 최상위에 있는 엔지켐생명과학은 2014년 11월을 기점으로 기관 매수대금이 유입되기 시작되었고,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인 엑시콘은 2015년 4월부터 기관 매수가 집중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넥스 기업 가운데 코스닥 변경 상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엔지캠생명과학과 엘앤케이바이오, 비엔디생활건강 등 14종목을 유망기업으로 간추리고 있다.

출발점은 지난해 7월 아진엑스텍을 시작으로 코넥스 상장기업 6개사가 코스닥 이전 상장에 성공한 시점이다. 코넥스 출범 이후 가장 두드러진 성과였다. 이어 10월 메디아나, 12월 랩지노믹스와 하이로닉 등 의료기기 3사가 코스닥 등극에 성공하면서 코넥스 존재감도 커졌다.

연말에 코스닥으로 옮겨간 의료기기 3사는 이날 현재 코넥스 상장 초기와 비교해 시가총액이 10배 이상 증가하며 가장 모범적인 상장 사례로 손꼽힌다. 벤처기업에서 중소,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코넥스시장의 성장에는 투자업계와 거래소의 적극적인 지원이 존재한다. 코넥스의 발달이 곧 코스닥 활성화로 이어지면서 투자업계의 관심도 그만큼 커졌다.

먼저 코넥스시장은 유가증권, 코스닥시장과 비교해 공시의무와 기업지배구조 측면에서 부담을 덜어냈다. 공시의 경우 수시공시 항목을 축소(코스닥 64항목→코넥스 28항목)해 기업의 접근을 확대했다. 분기와 반기 보고서 역시 면제, 기업 입장에서 상장 이후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코넥스시장이 성장했고, 이 시장의 관심도 당초 취지인 코스닥 이전 상장 기업에 집중됐다. 상위 시장으로 이전이 유력한 종목에 관심이 모아지면서 실제 이전 상장도 연달아 이뤄졌다.

출범 2년째를 넘어서는 코넥스시장은 올 하반기 본격적인 영토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국거래소는 2015년 220개의 기업을 주식시장에 신규 상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세 곳의 증권시장에 각각 유가증권시장(코스피) 20개사, 코스닥시장 150개사, 코넥스시장 50개사를 신규 상장시킨다는 계획이다. 2013년은 총 94개사, 2014년은 유가증권 7개, 코스닥 66개, 코넥스 34개 등 총 109개사가 신규 상장된 것과 비교하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목표치다.

무엇보다 향후 전망이 더 밝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으로 변경 상장에 성공한 6개 기업이 변경 상장 전후로 견조한 주가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은 코스닥 변경 상장이라는 확실한 목표를 갖게 됐다.

올해 6월 베셀의 변경 상장, 8월 판도라티비와 하나머스트3호스팩(208870) 합병 등도 주목할 만한 이전 상장이다. 이어 하반기 진행될 엑시콘과 칩스앤미디어의 변경 상장을 비롯해 10개 가까운 기업들이 코넥스 졸업을 앞두고 있다.

현재 준비 중인 기업까지 더한다면 전년의 6개 이전 상장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코넥스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80여개 기업이 상장 이후 1년이 경과하는 시점부터 코스닥 신속상장제도를 통해 코넥스시장뿐 아니라 코스닥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넥스 시장 활성화는 궁극적으로 벤처와 중소ㆍ중견기업의 연결고리 역할의 확대를 의미한다”며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된 기업들 대부분이 자금력 확보를 바탕으로 시가총액 증가와 실적개선세를 이뤄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업계의 가장 근간이 되는 시장인 만큼 향후 코스닥 IPO의 활성화는 물론, 코스닥 상장 간소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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