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야간훈련을 마치고
땀에 축 처져 들어왔을 때다.
어머니 맨발로 뛰어나와
내 흐르는 뺨을 닦아 주셨다.
이제 어머니
텅 빈 집안만 남기고 떠나셨다.
어린 그 날처럼 어머니
쑥이며, 씀바귀 봄나물을 캐던
풀밭으로 길을 떠나셨을까
주일날 교회당에 가서
즐겨 찬송가를 부르던
그 풍금이 있는 자리에
앉아 계시는 것일까,
밤바다 파도처럼 한없이
밀려오는 불효의 후회로
갈증이 겹겹이 밀려온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공포를 잊고자 했던
그 하얀 침대의 그 자리에
푸르른 풀밭이 무성하다.
내 허전한 빈 자리를
무럭무럭 자라나는 아이들이
어머니 떠난 빈 자리를 메우고 있다.
▲육정균 국토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재결1과장 (육정균 국토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재결1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