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신규 면세점 운영권을 신청한 기업들의 독과점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히면서 시장 지배 사업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5년 만의 신규 면세점 쟁탈전에 독과점 변수가 끼어들면서 7월 말 선정을 앞두고 업체들의 긴장도는 어느 때보다 높다.
애초 독과점 논란을 피하기 위해 현대산업개발과의 ‘합작’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던 호텔신라는 정치권에서 촉발된 이번 논란으로 인해 심사 평가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호텔신라는 일단 감독기관인 공정위의 조사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공정위의 조사 결과가 면세점 심사에 반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가타부타 얘기할 수록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심사 중간에 독과점이라는 돌발변수가 튀어나와 호텔신라가 비상회의를 소집하는 등 분위기가 뒤숭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 특정 기업에게 사업을 몰아주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연말 롯데면세점이 재허가가 나지 않을 경우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에 함부로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독과점 문제로 신규면세점에서 탈락되더라도 소공점 특허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귀뜸했다. 특허를 내주지 않을 경우 산업적 효과와 고용 문제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공정위 조사와 정치권의 독과점 주장 제기에 일부에서는 20년 넘게 사업을 영위하면서 경쟁력을 갖게 된 부분을 독과점이라고 운운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1980년대 말 정부 시책에 30여개 가량의 면세점이 시장에 진입했고 롯데와 호텔신라 외 몇몇 업체만이 남아있는 상황을 독과점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는 것이다.
증권시장의 반응도 재밌다. 투자자들은 일단 논란이 거세지자 신세계에 베팅하는 모습이었지만 호텔신라의 선정 가능성에도 점수를 높게 줬다.
이날 신세계 주가는 29만4500원으로 16.40% 급등했다. 하지만 호텔신라 역시 4.74% 상승한 11만500원으로 장을 마치는 등 독과점 논란에 시장은 크게 개의치 않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