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와 의심환자를 격리 치료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에 정식 음압병상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의료업계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감염자들은 음압격리병상(음압병상)이 아니라 공조설비로 음압(陰壓) 상태를 조성한 일반 격리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음압병상이란 병실 내부의 기압을 외부(복도)보다 낮은 상태로 유지, 공기의 흐름이 항상 외부에서 내부로 향하도록 만들어 병실 내부의 병원체가 외부로 퍼지는 것을 차단하는 특수 격리병실을 말한다.
단순히 음압상태만 맞추면 되는 것이 아니라 복도와 병실 사이에 '전실'(前室)이라는 완충 공간을 마련, 음압병상의 문을 열 더라도 병실 내부가 곧바로 외부공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등 여러 가지 조건과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의료원, 세브란스병원 등과 달리 삼성서울병원에는 보건당국의 기준에 충족하는 공조시설과 전실 모두를 갖춘 정식 음압병상이 하나도 없다.
국내 유일한 임신부 감염자인 109번 환자(39)를 포함한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감염자들은 공기공급량을 조절해 음압 상태로 만든 일반 격리병실에 입원 중이다.
공조시스템을 활용 병실 내부로 주입되는 공기공급량을 외부보다 낮게 하는 방식으로 음압을 발생시켜 내부 공기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게 한 것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이와 관련 "삼성서울병원은 국가지정 격리병원에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보건당국 기준을 모두 만족하는 음압격리병상은 없지만 이에 준하는 격리병상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은 이어 "메르스 격리병동 입구에 공기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임시 전실구역을 설치하고 있으며, 휴대용 공기정화장치(Portable Hepa Filter)를 도입을 놓고 민관합동태스크포스와 협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르스는 공기감염이 아니라 비말(침방울, 콧물)이나 오염된 물체와 접촉으로 전염되는데다, 삼성서울병원에는 위중한 감염자가 없기 때문에 음압병상이 필수는 아니다.
그러나 감염내과전문의 병원장이 이끄는 국내 최고 수준의 병원에 정식 음압병상이 없다는 사실은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음압병상은 운영에 상당한 공간과 인력,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익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시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