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이투데이가 코스닥 상장사 27곳을 대상으로 ‘코스닥 분리 찬반 여부’에 대해 긴급 전화설문을 한 결과 10곳(37%)이 “처음 듣는다” 혹은 “모르는 내용”이라고 답했다. 설문에 응한 기업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위부터 40위까지의 기업이다.
코스닥 분리에 대해 모른다고 답한 관계자 중에는 “회사 차원에서 검토되거나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덧붙인 곳이 많았다. ‘코스닥 분리’ 논의와 관련, 시장 주체인 기업은 관심이 낮은 셈이다.
상장사 9곳(33%)은 코스닥 분리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반대하는 기업 중 3곳은 코스닥시장이 분리된다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하겠다고 말했다. 나머지 기업은 코스닥 분리에 반대하지만 사안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거래소 이전 여부에 대해서는 답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반대 의견을 밝힌 한 코스닥 상장사는 “투자자, 주주, 기업들의 혼선을 생각하면 코스닥 분리가 필요한가 싶다”며 “모험자본 활성화를 이유로 코스닥을 분리하는 것은 섣부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코스닥이 분리되면 이전 상장하겠다고 밝힌 기업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을 분리하면 신뢰성이 크게 훼손될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코스닥 분리에 반대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코스닥시장의 환경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는 눈치였다.
코스닥 분리에 찬성하는 곳은 2곳에 불과했다. 답변한 기업 2곳 모두 코스닥 분리 논의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고 답했다.
한 부품회사 관계자는 “무슨 내용인지 모르지만 금융위에서 코스닥을 분리하자고 주장한다면 금융위 의견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회사 관계자는 “회사차원에서 논의된 적 없고 모르는 문제”라면서도 “잘 모르지만 결재라인이 하나 없어지므로 실무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분리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이밖에 의견이 없다(3곳), 지켜보겠다(1곳), 결정이 나면 결정에 따르겠다(1곳), 방침이 안 나와서 판단이 어렵다(1곳) 등의 의견이 나왔다.
금융당국이 관련 당사자인 코스닥 상장사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을’의 입장인 기업이 제도에 대해 개별적으로 의견을 말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자기 목소리만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해 금융당국이나 거래소에서 자리를 마련하거나 상장사협의회에서 의견을 물어본 적이 없다”며 “일부는 정치적인 문제라고 판단해 목소리를 내지 않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