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6월 16일 諂媚固寵(첨미고총) 아첨으로 왕의 총애를 독점한다

입력 2015-06-1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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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첨미(諂媚)는 아첨을 하는 것이다. 고총(固寵)은 임금의 총애를 독점해 정권을 보전하려 한다는 뜻이다. 용비어천가에 고총이 나온다. “소인이 고총하리라 하여 임금을 한가로이 해서는 안 된다 하거든, 이 뜻을 잊지 마소서.”[小人固寵權 曰不可令閑 此意願毋忘] 송강 정철에 대한 선조수정실록의 평가는 각박하다. 어제 말한 대로 탁한 사람들을 물리치고 맑은 사람들을 우대하는 격탁양청(激濁揚淸)만 힘썼으므로 명망은 높았지만 그를 좋아하지 않는 자들이 많았다고 기록돼 있다. 계속 인용한다. “한때 정철을 논한 자가 간사한 도적이라고 칭하자 모든 사람이 정철을 정말 소인으로 여겼다. 평소 정철을 아는 자들도 정말 소인인가 의심하는 자까지 있었다. 자고로 소인이라 칭할 때에는 세 가지 경우가 있으니 첫째는 고총(固寵)이요, 둘째는 첨미(諂媚)요, 셋째는 부회(附會:억지로 끌어대어 이치에 맞게 하는 것)다.”

그러나 소인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발과 이산해는 한때 권세를 장악했던 자들로서 정철은 그들의 친구였으니 조금만 비위를 맞추었더라면 어찌 낭패를 당해 곤고하게 되어 종신토록 굶주린 신세가 되기까지야 했겠는가. 그런데도 그는 한 번도 기꺼이 굽히려 하지 않았다. (중략) 소인이 과연 그와 같이 할 수 있겠는가? 그는 단지 결백성이 지나쳐 의심이 많고 용서하는 마음이 적어 일을 처리해 나가는 지혜가 없었으니, 이것이 평생 단점이었다.” 술 이야기도 나온다. “중년 이후 주색에 병들어 자신을 충분히 단속하지 못한 데다 나쁜 것을 탐하는 사람을 미워하여 술이 취하면 곧 면전에서 꾸짖으면서 권력자나 귀한 사람도 가리지 않았다. (중략) 왕명을 받아 옥사를 다스릴 때 다른 당의 원수를 많이 체포하였으니 그가 한 세상의 공격 대상이 된 것은 괴이할 게 없다. 그의 처신은 정말 지혜롭지 못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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