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 흑인 인권단체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의 한 백인 여성 지부장이 오랜 기간 흑인 행세를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고 CNN 등 미 언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제 이 여성은 피부 색깔이나 헤어스타일 등 외모만으로는 흑인에 가까워 보이는데 부모는 "딸이 왜 자신의 인종을 속일 필요를 느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며 딸은 명백히 백인이라고 밝혔다.
주인공은 레이첼 돌레잘(37)로 NAACP 스포캔 시의 지부장을 맡고있는 현지의 명망가이다.
동워싱턴대학 아프리카 연구프로그램의 시간제 교수도 담당한 그녀는 북서쪽에서 가장 유명한 흑인 인권운동가의 한 명으로 꼽힌다. 현지 경찰 옴부즈맨 위원회의 여성 위원장도 맡은 그녀는 이 위원회에 낸 이력서에 자신을 '흑인'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하지만, 부모는 "딸이 유럽 혈통의 백인"이라며 과거 사진을 공개했다. 금발의 백인이다.
모친인 러스안 돌레잘은 CNN 등과의 인터뷰에서 "레이첼이 그간 다른 사람처럼 행세한게 슬프다"며 우리 가족이 2006∼2007년 흑인 4명을 입양한 뒤부터 딸이 흑인 행세를 했다고 밝혔다.
또 "딸은 백인인데 자신의 정체성을 속이고 있다"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녀의 부친은 딸이 많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지도자를 길러낸 하워드대학으로 편입한 뒤 흑인 문화에 강하게 동화됐고 그것이 딸의 정체성을 바꾼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미 언론은 그녀가 효율적인 흑인 인권단체 활동을 위해 흑인 행세를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현지 방송 기자가 "당신은 흑인인가"라고 묻자 그녀는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NAACP는 성명에서 "인종적 정체성과 단체를 대표할 자격과는 무관한 문제"라며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