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석, 유해진 주연의 영화 ‘극비수사’(배급 쇼박스, 감독 곽경택)가 오는 18일 개봉을 앞둔 가운데 영화의 배경이 되는 부산 초등생 유괴사건과 당시 사건 담당 형사, 그리고 김중산 도사가 관심을 끌고 있다.
1978년과 79년, 부산의 한 초등학생이 두 차례에 걸쳐 유괴를 당한다. 1979년 발생했던 2차 사건의 경우, 아이의 몸값이 유괴사상 최고 액수였던 1억5000만원에 달했고, 범인 검거를 위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할 정도로 파장이 컸다.
당시 형사들이 범인을 검거한 것으로 사건이 종결됐지만, 정작 1978년 1차 사건에서 아이를 구한 이들은 따로 있었다. 바로 아이 부모의 특별 요청으로 수사를 의뢰받았던 공길용 형사와 김중산 도사가 그 주인공이다.
대다수의 어린이 유괴사건이 공개수사로 전환될 경우, 아이의 생사가 위험해지는 전례가 많았기 때문에 공길용 형사와 김중산 도사는 오로지 ‘아이를 찾기 위해’라는 명목으로 수사 관할을 벗어나 비밀리에 특별 수사를 진행했고, 두 사람의 노력 끝에 1차 사건의 아이는 무사히 33일 만에 부모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비공개로 진행됐던 수사였던 만큼 공길용 형사와 김중산 도사의 이야기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고, 수사가 종결된 이후에도 두 사람의 공적은 세상에 드러나지 못했다.
유해진은 실존 인물인 김중산 도사에 대해 “실제 김중산 도사는 저보다 훨씬 미남이다”며 “정말 부담이 많았다. 부산 촬영 당시 (김중산 도사의) 딸 세 명 중 두 명이 현장에 왔다. ‘대쪽같이 살아오셨다’고 이야기하는데, 참 부담스러웠다. 촬영장에서 도사의 딸이 결국 눈물을 흘리더라. 아무래도 아버지의 그 시절 모습이 떠오른 것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빠이기도 한 김윤석은 “아무래도 아이를 키우다 보니 결과가 안 좋은 유괴사건의 시나리오는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거절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작품은 결과가 좋아서 하게 됐다”며 “제가 맡은 역할인 공길용 형사도 아직 살아있다. 원칙을 절대 벗어나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 면에서 연기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영화 ‘친구2’ 취재 도중 우연히 이번 사건을 접하게 된 곽경택 감독은 “소신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 소신이 결국 이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지난 37년간 공개되지 않았던 두 사람의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옮기게 된 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