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신종 전염병에 대응하는 우리나라의 방역시스템이 세계화가 이뤄지기 전 수준에 머물고 있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문환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4일 새정치민주연합 메르스대책특위가 국회에서 연 전문가간담회에서 “제가 느끼기로 우리나라 방역시스템은 소위 글로벌리제이션(세계화)이 되기 전에 만들어진 것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2003년 유행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9년 신종플루, 지난해 에볼라와 올해 메르스는 모두 결국 글로벌리제이션의 한 현상”이라면서 “그러나 우리 방역시스템은 글로벌리제이션 전의 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신종 전염병이 있으면 물타기 방역을 먼저 생각한다”며 “그러나 모든 신종 전염병의 제1차 방어선은 의료기관”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정부당국이 이 병의 발생을 파악한 건 5월20일이고 그 전의 방어는 1차로 의료기관에서 맡았다”며 “1차 방어선이 뚫려 많은 환자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1차 방어선을 글로벌리제이션 수준으로 올리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메르스의 변종 가능성을 두고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변종이라면서 그간 한번도 없었던 바이러스라 국가가 총력을 발휘해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이번주 역학 상황을 보면 어느 정도 방향이 잡힐 것”이라고 했다.
그는 “2차 감염환자를 접촉한 분들 가운데서 환자가 발생하는지 예의주시하거나 중국에 간 환자와 같은 비행기에서 환자가 나타나는지, 중국에서 환자가 나타나는지를 보고 판단하는 고전역학적 방법을 통해 변종 여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