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를 마감하고 하반기를 준비하는 6월은 갖가지 경제지표가 쏟아지는 때다. 일부는 확정치를, 나머지는 전망치를 앞세워 확정지표에 점진적으로 접근한다. 지표가 좋고 나쁨을 떠나 전체 결과가 마무리될 때까지 적지않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6월 자본시장은 갖가지 대내외 변수에 따른 변화도 예상된다. 올들어 시장을 견인해온 외국인 투자자의 투심이 오는 9일(현지시간) 중국의 MSCI 지수 편입여부에 따라 향후 방향성을 결정한다. 여기에 오는 15일부터 국내 증시의 가격제한폭은 현재 15%에서 30%로 확대된다. 미국 금리인상 시기를 가늠할 6월 FOMC 회의 결과도 오는 21일 발표될 예정하고 있다. 6월 주요 변수의 에 따라 증시는 어느 쪽이든 터닝포인트를 맞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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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자금 3000조원…中으로 시선 돌리나? = 4월 급상승을 시작으로 5월 조정국면을 마친 증시는 6월 한 달 외국인 매수세 약화를 예고하고 있다. 여전히 기준금리가 낮아 유동성이 풍부한 편이지만 올들어 국내 주식시장을 꾸준히 견인해온 외국인 투자자의 향방이 이달 들어 갖가지 변수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대외 변수는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지수(이하 MSCI 지수) 편입 여부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이하 FOMC) 회의 결과다.
이 가운데 오는 9일(현지시간),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6시에 결정될 MSCI 편입 여부가 결정된다.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편입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이를 ‘6월 악재’로 여기고 있다. 중국 역시 2년 연속 MSCI 가입 조건을 맞추지 못해 탈락했던 과거 사례를 거울삼아 올해는 지수편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글로벌 금리인하 여파로 인해 인덱스자금이 풍부해진 만큼 MSCI지수 편입이 외국인 자금의 향방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MSCI의 신규 편입 리스트는 글로벌 투자자금을 모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사실상 제로 금리 수준인 유럽을 탈출해 아시아 신흥국, 그것도 한국에 몰렸던 외국인 투자금이 자칫 중국으로 방향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도 여기에서 나온다. 정도의 차이가 존재할 뿐, 편입이 확정되면 국내 증시는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스권 탈피 견인한 외국인 투자 = 올들어 외국인 매수세는 주가를 강하게 밀어올리는데 밑바탕이 됐다. 하지만 최근들어 그 강도가 약화되고 있다. 올들어 △글로벌 금리인하 △글로벌 국채 금리 상승세 둔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식 때문에 외국인의 관심이 국내 증시에 모아졌다. 이들 요건이 여전히 상승 여력을 갖춘 만큼 “국내 증시의 완만한 상승기조 지속”이라는 분석이 꾸준하게 나왔다. 그러나 이같은 긍정론 뒤에는 항상 우려감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현재 국내 자본시장은 글로벌 유동성 확장에 따른 상승세를 누리고 있지만 거꾸로 이 점에서 발목을 잡힐 수 있다. 자체적인 유동성 확보와 수급 활성화가 아닌, 글로벌 시장 변화에 편승해 주가 상승효과를 누렸다는 주장도 꾸준히 설득력을 얻고 있다. 따라서 본격적인 하반기 돌입 전, 대외 환경이 변할 때 추가적인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지적돼 왔다. 이같은 대외 환경 변화 가운데 6월 들어 가장 먼저 불어닥칠 요인이 중국A지수의 MSCI 편입 여부인 셈이다.
중국으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그 여파는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히 MSCI 지수로 인한 영향보다 이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외국인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속속 나오고 있다.
안현국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8조8000억원을 순매수한 외국인은 5월 들어 그 규모가 둔화되긴 했지만 매수세는 유지하고 있다”며 “향후 달러의 방향과 유럽계 자금 행태를 고려하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中 MSCI 편입을 가정한 국내 증시 여파는? = 중국 A주의 MACI 편입은 2년 연속 실패했다. 반면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중국 정부가 올들어 외국인 투자규제를 적극적으로 완화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상하이와 홍콩 증시간 교차매매인 후강퉁 출범으로 이미 시장의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다. 여기에 선강퉁까지 외국인의 투심을 자극하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시장개방을 추진하는 중국과 국제적으로 MSCI를 추종하는 외국계 자금이 모인다면 여파는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일단 MSCI를 추종하는 투자금의 규모가 방대하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를 3조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000조원에 이르는 자금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물론 이 3조 달러 전체가 중국에 쏟아질리는 없다. MSCI를 추종하는 자금의 90%는 선진국에 몰려있고 나머지 10%가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신흥시장, 즉 EM(emerging markets)에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좀더 기준을 완화해도 이 지수에 따라 움직이는 자금은 전체의 40%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중국A주의 지수 편입’이라는 악재를 가정한 상태에서 다양한 대응과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 분석을 바탕으로 적게는 18억 달러, 많게는 120억 달러가 지수편입 영향을 받아 중국 증시에 흘러들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정하늘 이베스트주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A주가 이머징지수에 편입되면 적게는 18억 달러, 많게는 120억 달러가 유입될 것으로 분석된다”며 “한국증시에는 6억 달러, 많게는 40억 달러가 빠져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