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쬐는 해살이 그린을 달궜다. 눈이 부시도록 푸르른 페어웨이는 어느덧 뜨거운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 뜨거운 무대의 주인공은 서울시에서 내로라는 실력자들이다. 깊게 눌러쓴 모자 밑으로 드러난 비장한 눈빛, 곧게 편 어깨와 당당한 걸음걸이에선 강렬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그러나 마지막에 웃는 건 단 한 명뿐이다. 이들 중에서도 최고의 실력을 지닌 자만이 시상대에 오르는 영광을 누릴 수 있다. 5월 말 내리쬐는 해살은 이들의 뜨거운 샷 대결을 예고했다.
28일 경기 여주CC 에이스·드림·챌린지 코스에서 개막한 제27회 이투데이·서울특별시골프협회장배 아마추어골프대회 풍경이다. 초·중·고·대·일반부 남녀 총 10개 분문으로 나눠 치러지는 이번 대회는 이틀 동안 36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최고 실력자를 가린다.
어쩌면 골프 꿈나무들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대회다. 하지만 필드로 나서는 선수들의 얼굴엔 긴장감이나 중압감은 없고 당당함만 있다. 꿈나무만이 누릴 수 있는 이 뜨거운 무대의 스포트라이트를 마음껏 즐기고 있다. 그리고 창의적이고 세련된 플레이를 아낌없이 발휘했다.
하지만 모두가 1등일 순 없다. 치열한 승부에서 우뚝 선 꿈나무들에겐 남다른 특전이 주어진다. 각부 남녀 입상자(1·2·3위)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학생 선수(초등~대학부) 우승자에게는 장학금이 수여된다. 특히 초·중등부 남녀 상위 2~3명에게는 31일부터 이틀간 제주 오라CC에서 열리는 소년체전 출전권을 제공, 총 238명의 양보 없는 샷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남자 고등부에서는 황진명(142타)이 김동은(144타)을 두 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고, 여고부에서는 박소혜(146타)가 노수빈과 김슬기(이상 150 타)를 4타 차로 여유 있게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강규한(153타)은 박동진, 진현승과 연장 세 홀까지 가는 접 전 끝에 남중부 정상을 밟았고, 문채림(153)은 손연정, 김태연과 연장 두 홀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김근우와 윤민아는 남녀 초등부, 권오상과 이경민은 남녀 대학부 챔피언이 됐다.
대청중(김규식·박동진·송웅빈)과 명지중(김민지·김태연·함선우)은 남녀 중등부 단체전, 동북고(안우진·이승학·황진명)와 은광여고(박소혜·이화윤·허다빈)는 남녀 고등부 단체전에서 우승했다.
이 대회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골프 축제다. 대한골프협회(회장 허광수) 등록선수 중 서울시 소속 아마추어 선수들이 참가했다. 모두 한국 골프의 미래를 짊어질 꿈나무들이다. 2013년(25회) 대회부터는 아마추어 (남녀)부문이 신설, 주니어골퍼와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의 골프축제로 자리를 굳혔다.
무엇보다 스타 등용문으로서 명성이 높다. 올해 서울특별시골프협회(회장 장붕익)가 주관하는 두 번째 골프대회로 김세영(22·미래에셋)과 장하나(23·비씨카드),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 고진영(20·넵스) 등 한국을 대표하는 톱 플레이어들이 이 대회를 통해 성장했다.
장붕익 서울시골프협회장은 “10여 년 전 어린 꼬마 선수들이 이젠 LPGA투어를 호령하는 스타가 됐다. 이 대회는 27년 동안 많은 스타를 배출하면서 명실공이 서울시 최고 권위 대회로 성장했다. 실력파 경기위원들과 코치진, 그리고 빼어난 대회 코스가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이투데이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골프협회가 주관하며, 캘러웨이골프, 브리지스톤골프, 던롭스포츠코리아, 혼마골프, 미즈노, 볼빅, 그랑프리골프가 후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