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계열사 추적]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삼호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조원 규모의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수주에 성공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21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선사 바리(Bahri)와 32만DWT급 VLCC 5척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DWT(dead weight ton)는 선박 자체의 무게를 제외하고 순수한 화물(원유)을 적재할 수 있는 무게를 뜻한다.
이번 계약에는 VLCC 5척을 먼저 건조한 뒤 추가적으로 동형선 5척을 발주하는 옵션이 포함돼 있다. 옵션 계약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 그대로 진행된다. 결국 현대삼호중공업은 총 10척의 VLCC 수주에 성공한 것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VLCC를 척당 1억 달러(1106억원)에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옵션 계약까지 만료하면 총 10억 달러(1조1060억원)의 수주 대금을 받게 된다. 최종적인 수주 금액은 VLCC 인도 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오는 2017년까지 VLCC를 바리에 인도할 예정이다.
이번 바리의 VLCC 수주건에는 현대중공업이 직접 참여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했으나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이 수주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 기준 현대삼호중공업의 지분 94.92%를 가진 최대주주다.
현대중공업의 주요 종속회사로 현대삼호중공업이 포함돼 있는 만큼 이번 수주건은 현대중공업의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1분기 영업손실 4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을 1400억원가량 줄였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1814억원으로 12.38% 증가했으며 당기순손실은 376억원으로 적자가 감소했다. 이번 계약건을 제외하고 지난 3월말까지 현대중공업의 수주총액은 13조8635억2300만원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삼호중공업이 바리와의 VLCC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며 “옵션 5척이 있는데 특별한 일이 없으면 취소가 안 되니 사실상 10척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과는 대외비라 공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수주 계약에는 STX조선,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STX조선은 현대삼호중공업과 함께 이번 수주에 마지막까지 관심을 보였으나 바리와의 거래 내역이 없고 경영진 공백 등 악화된 내부 경영 상황때문에 이번 수주에서 고배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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